[박현갑 시시콜콜] 21세기 마을은 사람이 우선이다

[박현갑 시시콜콜] 21세기 마을은 사람이 우선이다

입력 2013-05-24 00:00
수정 201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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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논설위원
“도시 정비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과거 우리는 재개발, 재건축 등 쓸어버리고 건물만 짓는 정책을 해왔다.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복지, 문화 등의 혜택을 누리며 공동체를 만들 순 없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도시빈민과 서민을 위한 정책적 노력으로 도시재생특별법이 통과됐다. 도시 재생을 활성화할 아이디어를 만들어 달라”(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10층 대회의실. 한국도시설계학회와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마을만들기 사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한 포럼에서 서 의원이 한 축사의 일부다.

화두는 도심 한복판에서 생소할 수밖에 없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대학생과 일반시민 등 회의실을 가득 메운 300여명은 주제발표자의 발표를 경청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시민은 즐겨 찾는 근린공원이 마을만들기 사업 대상지역에서 빠졌다며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마을만들기 사업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전면 철거를 바탕으로 한 재개발, 재건축 등 사업성 중심의 도시관리 틀에서 벗어나 주민의 거주환경과 생활여건을 점진적으로 개선시키는 거주민 중심의 도시 재생방식이다.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3개 구역, 22개 지역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은 22일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개소식에서 도시재생 선언문까지 만들며 마을만들기 사업의 전국적 모델 확산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주민들의 인식부족 때문인지 사업에 대한 호응도는 낮다. 서울시의 진희선 주거재생정책관은 “올해 15개 사업을 하려 했으나 개발 잠재력을 노린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7개 지역만 신청이 들어왔다”며 아쉬워했다. 사업지로 선정되면 골목길 확충, 주차장 확보 등 공공시설에 필요한 재원은 시에서 지원해 준다.

현대도시는 1960~1970년대 압축성장의 결정판이다. 고층빌딩 옆 판자촌 모습은 사업성 중심의 개발에 따른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원도심이 쇠퇴하고 외곽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지자체가 전면 철거 방식을 지양하고 사람과 장소 중심의 도시 재생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도시의 기능이 갈수록 중시되는 현대사회에서 도시계획에 대한 출발점도 물리적 공간보다 사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자세가 옳다. 서울시가 준비 중인 ‘2030년 서울시 장기도시기본계획’에 이런 철학이 담기길 기대해 본다. 주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 까다로운 절차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과 함께 주민이 마을만들기를 주도하고 행정은 마중물 역할에 그칠 때 무너진 지역공동체는 회복될 수 있다.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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