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부> (3)10세에 정해지는 명문대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부> (3)10세에 정해지는 명문대

입력 2013-01-17 00:00
수정 2013-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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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없앤다던 강북 A·B고 가보니

“a가 2분의√2보다 큰 상수 a에 대하여…이 문제 한 번 봐봐.”

16일 서울 종로구의 A고 2학년 8반 교실. 방학중 ‘방과후 학교’의 수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참석 학생은 고작 3명뿐. 원래 이 수업에 등록한 학생이 20명이었으니 15%만 출석한 셈이다. 결석률이 무려 85%. 다른 반도 사정은 거의 같았다. 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2학년 2반과 3반도 학생이 각각 5명에 불과했다. 이날 수업에 나온 예비 고3 이모(18)양은 “방학 때 늦잠 잘까 봐 방과후 학교를 등록하기는 했는데 과외도 따로 하는 중”이라면서 “주변 친구들을 봐도 70% 정도가 학교 수업과 상관없이 학원을 다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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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이 책상 위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다. 방과후 학교는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6일 오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이 책상 위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다. 방과후 학교는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006년부터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방과후 학교가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와 달리 학생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직접 방문 취재를 한 학교 3곳 모두에서 사교육 없이 방과후 학교에만 몰두하는 학생은 찾기 힘들었다. 서울 중랑구 B고는 종로구의 학교보다는 사정이 나았지만 대부분 결석률이 30%를 웃돌았다. 한 교사는 “신청자들조차 결석해도 불이익이 없으니 ‘아프다’, ‘겨울이라 춥다’는 등 변명을 대고 많이 빠진다”면서 “그런 학생들도 인근 중계동에 있는 대형 학원은 빠지지 않고 간다”고 말했다.

이렇게 방과후 학교가 외면받는 것은 단적으로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방과후 학교가 학업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고등학생들은 65.6점(100점 만점)을 줬다. 중랑구 B고 홍모(18)군은 “학교 수업이 학원 진도를 못 따라가다 보니 만족도가 떨어진다”면서 “올 6월 모의고사 수학 범위에 기하와 벡터가 들어가는데 적분과 통계를 배우는 현재 진도를 보면 손도 못 대게 생겼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강모(18)양은 “고등학교 1·2학년 때는 정말 방과후 학교랑 야간자율학습만 했었다”면서 “선생님들이 열의가 없고 교재 선택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해 지금은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학생들의 참석 열기도 높지 않다. 지난해 서울시의 경우 1230개 초·중·고교 모두 방과후 학교를 운용하고 있었으나 학생 참석률은 55.4%에 그쳤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46.5%를 기록, 가장 참석률이 낮았다.

이에 대해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방과후 학교 수업이 이전에 배운 내용을 단순히 보충하는 식이다 보니 학부모나 학생들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학원을 찾고 있다”면서 “우수 강사 확보나 선생님들의 독창적 교수법 개발 등 공교육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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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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