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이후] 여·야 강세지역 변심… ‘보수·진보 지형’ 바뀌고 있다

[4·11 총선 이후] 여·야 강세지역 변심… ‘보수·진보 지형’ 바뀌고 있다

입력 2012-04-16 00:00
수정 2012-04-1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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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주요 격전지 동별 표심 들여다보니

4·11 총선을 통해 보수·진보 성향, 즉 ‘여론 지형’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야 강세 지역의 경계가 차츰 깨지고 있다. 특히 동별로 살펴보면 미세하게 꿈틀대는 민심 변화를 뚜렷이 감지할 수 있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론 지형이 밑바닥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의 변화는 반년 전 10·26 서울시장 선거의 결과와 비교해 봐도 뚜렷이 감지된다. 같은 지역구 안에서도 특정 동에 따라 여야 지지 성향이 요동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용산구 보광동의 경우 무소속 박원순(현 서울시장) 후보가 50.9%의 지지율을 얻어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48.8%를 앞질렀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진영(50.2%) 후보가 민주당 조순용(48.1%) 후보를 2.1% 포인트 앞섰다. 양천구 신월2동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 후보가 56.7%로 나 후보의 42.8%를 앞섰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김용태(61.3%) 후보가 이용선(43.8%) 후보를 17.5% 포인트나 앞섰다.

야권 후보가 승리한 지역구이지만 동별로 보면 여권이 승리한 곳도 많다. 노원을의 경우 민주당 우원식 당선자가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를 1818표 차로 따돌렸지만 하계1동에서는 권 후보가 우 당선자를 696표 차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을에서는 민주당 유인태 당선자가 새누리당 김선동 후보를 3320표 차로 이겼지만 도봉1동 주민들은 김 후보에게 101표를 더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구와 영등포구는 이번에 보수 성향이 진보 성향으로 바뀌었다. 이들 지역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만 해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현 민주통합당) 한명숙 후보를 앞질렀던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영등포·중구의 새누리당 후보 3명이 모두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면서 아성이 허물어졌다.

중구의 경우 신당2동이 이른바 ‘야성’(野性)이 가장 강한 동네로 떠올랐다. 민주당 정호준 당선자(3865표)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3061표)를 804표 차로 눌렀다. 영등포을에서는 민주당 신경민 당선자와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 간 지지율이 대림1·2·3동에서만 무려 5000표 차가 날 정도로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하게 표출됐다. 권 후보가 여의도동에서만 무려 4574표를 더 얻었으나 역부족이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도 지역 민심이 야권 성향으로 돌아섰다. 18개동 중 11개동에서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다. 당락을 결정지은 최대 승부처는 서민층이 많이 사는 창신2동으로 민주당 정세균 당선자가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1653표 차로 따돌렸다. 반면 부유층 거주지로 꼽히는 평창동은 홍 후보(5596표)가 정 당선자(3746표)를 1850표 차로 가장 크게 이겼다. 종로만 놓고 보면 동야서여(東野西與)의 구도다.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인 ‘범강남벨트’로 분류됐던 경기 의왕·과천에서도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지난 15~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곳이지만 이번에 뒤집혔다. 당락을 가른 지역은 의왕시 오전동으로, 민주당 송호창 당선자가 새누리당 박요찬 후보를 2672표 차로 앞질렀다.

한편 지역 구도 타파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던 여야 후보들은 아직은 성과보다 한계가 더 많았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지지율 1위에 오른 동네는 한 곳도 없었다. 20~30대 젊은 층과 지식인층이 많이 거주하는 고산1동에서 김 후보는 새누리당 이한구 당선자와의 격차를 392표 차로 줄이며 선전했다. 반면 만촌1동은 이 당선자(6498표)와 김 후보(4264표)의 차이가 2234표나 날 정도로 ‘텃세’가 가장 심했다.

황비웅·송수연·이성원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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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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