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공약 성적-공약남발 실태] 1000만개 일자리 창출·550만채 집… 이행 못해

[18대 공약 성적-공약남발 실태] 1000만개 일자리 창출·550만채 집… 이행 못해

입력 2012-02-04 00:00
수정 2012-02-0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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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1일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앞에 시민 수만명이 운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법을 개혁해 불법체류자를 구제하겠다고 한 대선 공약을 지킬 것을 압박하는 집회였다. 참가자들은 “이민 개혁에 대한 지루한 기다림에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속히 대선 공약을 지켜 이민법을 개정하라.”고 성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포괄 이민 개혁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민자 단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 당시 약속처럼 이 사안을 최우선 순위에 놓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2004년 대선 때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는 집권하면 4년 동안 일자리 1000만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기업의 공장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법인세 제도를 개혁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재선에 나선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그런 공약을 실천하려면 1조 7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예산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허황된 공약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소수 인종과 저소득층이 2010년까지 550만채의 집을 더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부시는 이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키지 않는 공약, 무늬만 그럴듯한 공약이 선거 때마다 문제가 된다.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은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고, 이 때문에 당선 후 유권자들로부터의 압력과 정치적 현실 사이에서 좌충우돌하게 된다.

현재 경선을 치르고 있는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갖가지 공약을 남발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드는 것들도 많다. 예컨대 경선 선두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집권하면 세금을 대폭 감면하고 정부 지출을 크게 삭감하겠다고 하면서도 해외주둔 미군은 늘려 미국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단 미국의 선거문화에서 다른 것은, 대선 후보가 지엽적인 지역개발은 공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정 전체를 아우르는 공약 경쟁이 펼쳐진다.

시민단체뿐 아니라 언론의 공약 검증이 신랄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유력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놓으면 신문과 방송 뉴스에서 연일 실현 가능성을 분석하고 인터뷰를 통해 후보에게 조목조목 따지고 든다. 따라서 웬만큼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공약은 금세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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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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