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대한민국 돈봉투] 美정계 돈봉투 왜 없나

[커버스토리-대한민국 돈봉투] 美정계 돈봉투 왜 없나

입력 2012-01-14 00:00
수정 2012-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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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원 상향식 후보 공천 엄한 처벌·시민의식 한몫

미국 정치는 중앙당 위상이 강한 한국과 달리 의회 중심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한국의 중앙당 격인 각당의 전국위원회(NC)는 권력 상층부라기보다 연락사무소 성격이 강하다. 전국위원회는 대의원 투표를 통해 의장을 선출한다. 하지만 미국 국민 중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NC 의장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NC 의장은 한국의 당대표만큼 빛나는 자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NC 의장 선거에서 돈봉투가 오갔다는 추문은 들리지 않았다.

상·하원 의원 후보 공천은 모두 상향식 경선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금품수수 등 공천장사를 찾아볼 수 없다. 대선후보 경선이 6개월간이나 전국을 돌며 치러지고, 이후 본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가 맞붙는 기간까지 합쳐 거의 1년 동안 대선국면이기 때문에 미국 선거에서는 천문학적인 돈이 뿌려지지만, 돈으로 표를 매수했다는 뉴스는 들리지 않는다.

미국 정치에서 돈봉투 추문이 없는 것은 선진적인 정치문화 외에도 깐깐한 회계감사와 사정당국의 공격적인 감시, 법원의 추상같은 선고, 시민들의 도덕성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100달러가 넘는 정치 후원금은 현금이 아닌 개인수표 등을 이용해야 하며,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는 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재정보고서를 제출받아 선거자금 출처와 용도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인터넷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밝히고 있다. 2004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존 에드워즈가 경선 자금 유용 혐의로 선거 후 기소된 것도 이처럼 철저한 제도 운용 덕분이었다.

사정당국은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비리가 생길 만한 길목을 철저히 지킨다. 2008년 버락 오바마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의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상원의원 자리를 돈을 받고 팔려던 라드 블라고예비치 당시 일리노이 주지사 사건이 전형적인 사례다. 연방수사국(FBI)은 전화통화 감청을 통해 블라고예비치의 비리를 포착했고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1주일 만에 블라고예비치를 전격 체포했다. 그리고 법원은 지난해 12월 실제 돈을 받지도 않고 미수에 그친 블라고예비치에게 징역 14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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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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