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바라본 펜싱 두 女검객

서로를 바라본 펜싱 두 女검객

입력 2010-11-19 00:00
수정 2010-11-1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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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남현희“선의의 라이벌” 키다리 전희숙“한 수 배우겠다”

“희숙아~ 좀 더 정확하게 찔러야지!”

18일 광저우 펜싱장 연습실. 전희숙(오른쪽·26·서울시청)이 과감하게 팔을 뻗자, ‘땅콩 검객’ 남현희(왼쪽·29·성남시청)가 옆에서 한마디한다. 그래도 전희숙은 듣기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언니(남현희)는 저와 상대가 안 되는 실력이에요.” 전희숙이 몸을 낮추자, 남현희는 “서로 5년 넘게 같이 운동을 해서 편한 사이”라고 말했다. 서로 경쟁 관계로 부각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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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하는 둘은 유난히 라이벌로 비쳐진다. 아시아에서 두 사람을 넘볼 상대는 없기 때문. 남현희는 세계랭킹 2위다. 전희숙은 최근 부쩍 성장해 5위를 꿰찼다. 둘에게 아시아 무대는 비좁다. 펜싱계에서는 둘이 결승에서 맞붙기를 기대한다.

둘 다 왼손잡이지만,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우선 키부터 차이가 있다. 남현희는 155㎝, 45㎏에 불과하다. 전희숙은 169㎝, 58㎏으로 체격에서 더 유리하다. 전희숙이 남자처럼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다면 남현희는 빠르고 섬세하다.

서로의 장점을 묻자, 전희숙은 “언니는 완전히 모범답안 같다. 따라하려고 노력해도 잘 안 된다.”고 남현희를 치켜세웠다. 사실 아직 남현희에게 배우는 입장이다. 그러자 남현희도 “희숙이는 키가 커서 좀 더 공간활용 폭이 넓다. 힘과 스피드가 좋다.”고 칭찬했다. 상대전적은 남현희가 2승1패로 앞선다.

남현희는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2관왕에 도전한다. 전희숙은 2006년 도하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따면서 남현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둘의 각오를 물었다. 전희숙은 조금 여유를 부렸다. “이번 대회는 언니에게 한 수 배운다는 입장으로 편하게 경기에 임하려고요.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메달을 꼭 따고 싶어요” 한국선수단 여자 주장인 남현희의 각오는 좀 더 거창했다. “희숙이와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죠. 욕심을 부리자면 2012년 금메달을 따서 펜싱의 국내저변이 확대되는 데 일조했으면 해요.” 두 사람의 메달 색깔이 어떻게 결정될지 궁금해진다.

글· 사진 광저우 황비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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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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