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계획 최소 10년 잡고 접근해야”

“서울 도시계획 최소 10년 잡고 접근해야”

입력 2010-10-04 00:00
수정 2010-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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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파리 프로젝트’ 디렉터 크리스티앙 드 포잠바크

“건물은 건축가와 건축주 두 사람 간의 약속입니다. 그러나 도시계획은 훨씬 복합적입니다. 공공기관이 발주하고 건축가나 도시계획가가 계획을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실현이 됩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결국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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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0년 계획 갖고 접근 필요

그랑파리 프로젝트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크리스티앙 드 포잠바크는 도시계획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을 이어나갈 수 있는 정치적인 의미와 방법, 시민들의 의견 수렴, 불이익을 받는 사람에 대한 공정한 재분배 등 수많은 요소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잠바크는 지난 100년간 가장 큰 파리 재개발 계획이었던 1995년의 마세나 지구 프로젝트와 세계문화유산인 보르도 프로젝트를 총괄한 도시계획가이자 벨기에 헤르제 박물관, 리우데자네이루 음악당 등을 설계한 건축가이다. 최근에는 브뤼셀의 유럽연합(EU)단지 건립 계획을 총괄하고 있다.

포잠바크는 도시계획의 기초단계부터 다양한 시각들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 사회학자, 건축학자 등 가능한 한 모든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야 나중에 발생할지 모를 문제점을 예측하고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계획가는 이들 위에 군림하고 총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율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는 기본적으로 건축과 도시계획을 구분하지 않는다. 건축가들은 도시의 생태에 대한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건축을 이해하지 못하는 도시계획가도 살아남을 수 없다. 포잠바크는 “한국은 도시계획과 건축이 별개의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는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며 “두 가지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잠바크는 도시가 그 자체로서 모든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즈니스 중심도시가 되든 연구 중심도시가 되든 도시 자체에 사람들이 머물고 모든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도시계획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1980년대 초 정부 권력이 지방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1320개의 시가 새로 생겨났다. 이들이 각자 인허가권을 행사하면서 난개발이 이어졌지만 시와 정부는 무엇 하나 제대로 조율하지 못했다. 포잠바크는 “그랑파리는 이처럼 누적된 문제들을 해결하고,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계획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번 그려진 프로젝트가 10년이나 20년 동안 변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는 불가능할뿐더러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포잠바크는 “중요한 컨셉트, 도시가 지향하는 바는 지켜나가야 하지만 바뀐 조건에 대한 대안을 다시 연구하고 그때마다 확인해 발전시키는 것이 진정한 도시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건 바뀔 때마다 발전시켜야

서울에 대해서는 “너무나 커서 한번에 도시의 모습을 읽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건축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라고 말하기에는 전통적인 부분이 너무 부족해 보였다.”면서 “특히 도시계획 자체가 뚜렷한 방향성이 없어 마치 미로처럼 느껴지는 곳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포잠바크는 “서울의 도시계획은 관광보다는 서울시민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진행해야 한다.”면서 “서울시민들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도시를 읽고 자신의 위치를 뚜렷하게 알 수 있도록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물을 짓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파리 박건형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포잠바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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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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