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사후관리 정부·市서 앞장

이재민 사후관리 정부·市서 앞장

입력 2010-06-02 00:00
수정 2010-06-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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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지진 극복 가시와자키市 “전쟁보다 무서웠던 악몽 훌훌”

│가시와자키 이종락특파원│일본 니가타현에 위치한 가시와자키 시는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 지진 피해를 입었다. 2004년 4월 강진으로 21명이 사망하고 2000여명이 부상했다. 이어 2007년 7월에도 진도 6.8의 지진으로 9명이 사망하고 건물 1300채가 붕괴됐다. 몹시 황폐해졌을 것 같은 가시와자키 시이지만 지진이 지나고 간 지 3년 만에 찾은 이곳은 여느 일본 소도시처럼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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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시와자키 지진 이재민들이 상담소에 모여 생활보호협의회 상담사들로부터 의료진료와 생활상담을 받고 있다.
일본 가시와자키 지진 이재민들이 상담소에 모여 생활보호협의회 상담사들로부터 의료진료와 생활상담을 받고 있다.


가시와자키 역에서 열차에 내려 동해를 바라보며 걸어서 5분 거리에 깔끔한 5층 아파트 5채가 눈에 띄었다. 지진 이재민들 중 새로 집을 지울 수 없는 고령자와 장애인 140가구 2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월세는 소득수준에 따라 4000엔~3만엔 정도지만 정작 사정이 딱한 경우는 면제해 주기도 한다. 대부분 10평 이하의 작은 아파트지만 갈 곳 없는 이재민들에게는 어느 곳에도 비할 수 없는 따뜻한 보금자리다.

이곳을 찾은 지난달 27일은 때마침 입주민들에 대한 의료상담과 생활상담을 하는 날이었다. 시가 운영하는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상담사 6명이 나와 이재민들에 대한 생활지원을 하고 있었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재민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얘기 꽃을 피운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사임 위기에 처해 있느니, 여느 해 봄보다 날씨가 춥다느니 얘기를 주고받으며 활짝 웃었다. 이윽고 NHK에서 건강체조 프로그램이 방송되자 이재민과 상담사들이 모두 한몸이 되어 체조를 따라한다.

이들 이재민이 이처럼 밝은 웃음을 되찾게 된 데는 정부와 시가 철저하고 꾸준한 사후관리를 한 덕택이다. 특히 사회복지협의회 상담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이재민들과 어울려 어려움과 고민을 덜어준 결과다. 지진피해 직후 이재민들은 가설주택에 입주하면서 주위사람들과 대화가 끊기고 여진을 상상하는 환청의 공포에 시달려야만 했다. 우울증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시와 상담사,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인해 대부분의 이재민들이 이젠 지진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지진 당시 피해를 묻자 곤도 사쿠에(80)는 “3년이 지났으니까 얘기할 수 있지만 그때는 여진에 대한 공포와 환청 때문에 몇달 동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며 “20대 때 전쟁(2차세계대전)을 치렀지만 전쟁보다 무서운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이재민들은 3년이 지났지만 지진에 대한 얘기를 별로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기자가 지진 피해를 묻자 그제서야 얘기를 꺼내놓으며 서로 “그런 일이 있었냐.”며 맞장구를 칠 정도였다.

오츠카 마미코 가시와자키시 생활지원계장은 “일반 사람들은 대부분 지진으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만 지연재해 이후 피해자들에 대한 사후 관리가 더 어렵고 힘겨운 과정”이라며 “고베지진때 사회문제화했던 고독사(死)가 가시와자키 시에서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도 주위 사람들의 배려와 관심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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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lee@seoul.co.kr
2010-06-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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