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3] “세종시 표로 찍어야쥬” “기업도 못오면 어쩌나”

[지방선거 D-13] “세종시 표로 찍어야쥬” “기업도 못오면 어쩌나”

입력 2010-05-20 00:00
수정 2010-05-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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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격전지 르포]<1> 충남

“다들 얼추 결심은 했을 거유. 이제 데모할 돈도 없으니 표로 보여 줘야 하지 않겄슈.”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피해 촌로들이 면사무소 안에 앉아 있었다. 어떻게 왔냐고 묻자 “면장이 점심이라도 사줄까 싶어서 왔슈.”라고 농을 쳤다. 분위기를 보니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종종 모이는 ‘강성 멤버’들 같았다. 지난 18일 찾은 충남 공주시 장기면사무소 풍경이다. 이 마을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주변지다.

충남은 6·2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친노 핵심인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충남의 여당’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약간 앞서면서 더 흥미로워졌다. 대통령과 총리가 힘껏 미는 ‘세종시 수정안’의 성적표가 될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의 득표력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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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해춘(왼쪽) 충남도지사 후보가 지난 18일 공주 공주대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공주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한나라당 박해춘(왼쪽) 충남도지사 후보가 지난 18일 공주 공주대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공주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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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희정(오른쪽) 충남도지사 후보가 18일 천안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하고 있다. 천안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민주당 안희정(오른쪽) 충남도지사 후보가 18일 천안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하고 있다.
천안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찢기고 상처 받은 민심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들고 나오면서 민심은 찢겼고 상처받았다. 장기면 이장협의회장인 박항기(56)씨는 “한나라당은 절대 안 돼유. 법으로 딱 정해 놓은 세종시는 팽개치고, 뭐가 그리 급해 편법으로 4대강은 파헤치냐.”고 쏘아 붙였다. 옆에 있던 이성규(58)씨도 “충청도니까 이 정도지, 경상도 전라도 같았으면 벌써 청와대에 불났을 거유.”라고 거들었다. 모두가 강경파는 아니었다. 부대찌개집 여주인은 “이러다가 기업도 못 오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면서 “수정안이라도 돼야 지역 경기가 살아날 것 아니냐.”며 실리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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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박상돈(오른쪽) 충남도지사 후보가 18일 천안 중앙시장에서 과일상에게 인사하고 있다. 천안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자유선진당 박상돈(오른쪽) 충남도지사 후보가 18일 천안 중앙시장에서 과일상에게 인사하고 있다.
천안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공주대를 찾았다. 보건관리학과에 다니는 한 학생은 “우리 대학에선 충청도 민심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학생의 70%가 수도권에서 와 별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수학교육과에 다니는 한 학생은 “충청 출신이든 서울 출신이든 학생들의 최대 목표는 서울에서 직장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세종시의 현주소를 잘 보여 주는 답변 같다.

●엇갈리는 민심, 애타는 후보들

충남 최대 도시로 승부의 분수령이 될 천안의 중앙시장을 찾았다. 김종필-심대평-이완구 ‘이후’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았다. 종로분식 사장 박은규(69)씨는 “심대평이 이회창과 갈라섰으니, 둘 다 심(힘)을 못 얻을 거고, 이완구가 박해춘을 민다지만 박해춘이 이완구는 아니잖여.”라고 했다.

대운상회를 운영하는 한 여성은 “요즘 안희정이 떴슈. 세종시 만들려던 노무현 생각하면 마음도 짠허고, 젊고 예의도 바르다더만…”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성남상회에서 생선을 손질하던 신모씨는 “그래도 우리 사정 잘 아는 박상돈이 낫지. 뿌리도 없는 민주당에 표를 주는 건 좀 아깝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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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정치 무대에 처음 선 박해춘 후보는 고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경제인 출신인데 유권자를 속일 수는 없다.”면서 “수정안 찬성 여론 40%에 당당하게 호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저녁 공교롭게 세 후보가 잇따라 중앙시장을 찾았다. 상인들은 똑같이 반갑게 맞아줬다. 후보들은 모두 ‘자기 표’라고 생각하겠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충청 유권자의 마음을 누구도 쉽게 잡지는 못할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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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공주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5-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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