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이슈] “죽음의 연기 잡아라”… 담배에 ‘살인적 세금’

[월드이슈] “죽음의 연기 잡아라”… 담배에 ‘살인적 세금’

입력 2010-04-28 00:00
수정 2010-04-2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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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전쟁중 美·EU 등 담배에 중과세 추진 잇따라…UAE 공공장소흡연 최대 3억

100년 만에 건강보험 개혁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담배 앞에서는 ‘루저(looser)’, 즉 패배자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반면 50여년간 독한 시가를 즐겨온 애연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금연을 힘겹게 실천해 오고 있다. 담배, 그 죽음의 연기를 잡기 위한 세계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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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각 주정부가 앞다퉈 담배에 붙는 세금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세우는 명분은 ‘지역 주민의 건강증진’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빈 곳간 채우기’다. 지난 2년간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의 여파로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주 정부들이 마른 행주를 쥐어짜는 심정으로 담배세 인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연기 줄이고 세금 늘리고

유타주는 최근 한 갑당 69.5센트(약 800원)인 담배세를 1달러 올린 1.7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뉴멕시코주는 75센트에서 7월부터 1.66달러로 인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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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재배지로 유명한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 등 최소 6개 주의 지방정부가 담배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주 하원에서 담배세를 갑당 30센트 인상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조지아주에서는 37센트인 담배세를 1달러 인상하는 법안이 주의회에 계류 중이다. 워싱턴주와 캔자스주는 각각 담배세를 1달러와 55센트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에도 14개주가 담배세를 인상한 바 있어 USA투데이는 주 정부의 담배세 인상을 ‘골드러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미 식품의약국(FDA)은 아동과 청소년을 상대로 한 담배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FDA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담배 판매 규제안에 따르면 담배 자판기는 성인 전용 시설에만 허용되고, 담배 회사들은 스포츠 경기 등 행사를 후원하거나 모자, 티셔츠 등의 상품 판매 시 담배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열린 장관 위원회에서 담배에 부과되는 각 국가의 세금 구조와 액수에 대한 지침을 현실화하겠다면서 세금 인상을 결정했다.

장관위원회는 담배 1000개비에 대한 세금을 현재 57~64유로에서 2014년부터 90유로(약 14만원)로 인상하기로 했다. 그리스, 불가리아, 라트비아, 폴란드, 루마니아 등 현재 담배세가 EU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는 2018년 1월까지 이행 기간을 두기로 하고 이 기간 동안은 다른 나라에 한 번에 300개비 이상의 담배를 가지고 갈 수 없도록 했다. 담배세가 싼 나라로 가져가 이득을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길에서도 피우지 마!” 금연구역 확산

호주 빅토리아주는 거리를 포함한 야외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쇼핑가 등 중심지 거리 세 곳에서 흡연이 금지되며 위반하면 11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빅토리아주 프랭크스톤시의 크리스틴 리처드 시장은 “길 전체를 금연지역으로 지정하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편을 줄 수도 있으나 건강상의 이득을 고려할 때 실시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5월1일부터 세계 박람회가 열리는 중국 상하이시는 지난달 1일부터 ‘공공장소 금연조례’ 시행에 들어갔다. 이 조례는 정부기관, 병원, 학교, 교통시설, 식당, 호텔 등에서의 흡연을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50~200위안(8500~3만 4000원)을 부과한다. 병원과 학교의 경우 실내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흡연이 금지된다.

타이완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거리를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타고 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 대해서도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벌금은 타이완달러로 1200~1600달러(약 4만~6만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새 금연법을 발효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가장 강력한 처벌 규정을 담고 있다. 주거지역의 식당 및 카페, 대부분의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구나 사진이 없는 담배는 수입이 금지된다. 담뱃값은 14디르함으로 2배가량 인상됐고 금연법안 위반 시 최대 100만디르함(약 3억원)의 벌금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

●FCTC, 담배를 잡기 위한 국제협약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으로 인한 공중보건 및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국제협약으로 채택해 2005년 2월 국제법으로 발효했다.

WHO의 193개 회원국 중 168개국이 비준한 이 협약은 ‘담배 규제는 세계적으로 불가피하게 해야 하며 그 결과는 국가 경제나 보건 측면에서 모두 이익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준국은 ▲담배에 대한 광고·판촉·각종후원 금지 ▲건강경고 문구 크기 확대 ▲‘저타르’ ‘라이트’ 등 표현금지 ▲간접흡연 및 밀무역방지책 도입 ▲조세정책을 통한 담뱃값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오는 6월부터 담뱃갑에 ‘저타르’ ‘라이트’ ‘마일드’와 같은 단어 표기가 금지된다. ‘순한 담배’라는 인상을 주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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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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