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2009 마약리포트] “판매·투약 분리 처벌해야… 양형기준도 시급”

[탐사보도-2009 마약리포트] “판매·투약 분리 처벌해야… 양형기준도 시급”

입력 2009-12-17 12:00
수정 2009-12-1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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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투약 및 판매)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부터 해야 한다. 학계·의료계 등 마약 계통 전문가들은 최소 100만명으로 보는데 수사당국은 20만~30만명이라고 한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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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정책연구원 신의기 범죄연구센터장은 “가장 기본적인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 센터장은 1989년 연구원에 입사했다. 20년간 국제범죄, 마약조직범죄 등 국내외 조직범죄 연구에 전념했다. 대한범죄학회장도 맡고 있다. 범죄 분야에서는 독보적 전문가로 꼽힌다.

신 센터장은 현실적 대책을 줄줄이 쏟아냈다. 그는 “판매사범과 투약사범을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며 “투약사범은 치료에 무게를 두고 판매사범은 엄벌해 근절해야 한다. 가볍게 처벌하면 국가를 좀먹는 지하경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객관적인 양형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센터장은 “싱가포르에선 헤로인 1㎏ 이상을 소지하면 사형이고, 미국은 양형기준표의 취급 액수에 따라 양형을 달리한다.”며 “우리는 마약 몇 ㎏ 이상 또는 취급 액수에 따른 처벌 규정이 없어 판매사범이 집행유예를 받는 등 양형이 들쭉날쭉하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에는 마약전담재판부인 ‘약물법원’이 있다. 판사뿐 아니라 재활전문가도 참여해 투약사범은 효과적인 치료로 이끌고, 판매사범은 양형 기준에 따라 처벌한다. 우리도 ‘마약전담재판부’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1년에 2시간 초·중·고 체육시간에 마약 관련 교육을 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확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마약이 나쁘다고만 할 게 아니라 왜 나쁜지를 깨닫게 해주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 공유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신 센터장은 “국정원, 검·경, 관세청이 나름대로 핫라인도 구축하고 세미나도 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정보교류는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단속기관들의 이기주의나 공명심 때문에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정보공유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유명무실한 마약류대책협의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마약류대책협의회는 2001년 국무총리실 산하에 신설됐다.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국정원, 법무부, 대검찰청, 관세청, 보건복지가족부 등 정부 부처가 총동원됐다. 범정부 차원에서 마약류 관련 대책을 종합적으로 수립·집행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출범은 요란했지만 지금은 휴면 상태다. 위원장이나 위원(각 부처 실국장)들이 바빠 도통 회의를 못 한다. 협의회가 미국 백악관 마약통제정책실처럼 총괄조정기관으로 운영돼야 마약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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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팀 hunnam@seoul.co.kr
2009-12-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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