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영화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새달 7일 개봉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2005)란 기발한 영화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영국의 가스 제닝스 감독. 이번에 들고 온 작품은 성장영화다. 제목은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수입 시네마밸리, 배급 ㈜예지림 엔터테인먼트). 발랄하고 예쁜 감수성과 톡톡 튀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원제는 ‘Son of Rambow’로 직역하면 ‘람보의 아들’이다. 람보 패러디 영화를 찍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발칙한 녀석들, 스필버그에 도전하다!’라는 포스터 카피대로 호기로운 기세가 어른 못지 않은 동심들의 필름메이킹이 흥미롭게 다가온다.●윌과 리의 좌충우돌 영화 제작기
영화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데뷔작으로 미셸 공드리, 스파이크 존스에 비견하는 감독으로 떠오른 가스 제닝스는 두 번째 장편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마니아 영화적 성격을 지녔다면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 통하는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대중성이 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은 제닝스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부모의 비디오 카메라를 훔쳐 영화찍기에 도전했던 어린 시절 추억담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영화 ‘람보’를 통해 성장기의 혼란을 잠재워나가는 것도 공통된다. 감독은 “‘람보’를 해적판을 통해 본 뒤 절벽 사이를 뛰고 나뭇가지 하나로 엄청난 부대를 상대하는 람보에게 완전히 넋을 잃었다.”고 고백한다.
영화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제닝스 감독 자전적 영화… 국제영화제서 호평
제닝스 감독은 이 두 주인공을 찾기 위해 무려 5개월 이상 런던 남부 학교들을 헤집고 다녔다. 그동안 오디션한 배우들만 수천명이 넘는다. 이 영화로 영국 아카데미 신인상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일약 신성으로 떠오른 윌과 빌은 그야말로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이 자신의 ‘판타스틱 데뷔작’이 되는 기쁨을 누렸다.
해외 평단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빌리 엘리어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영화”(영국 ‘더 선’), “‘스탠 바이 미’와 ‘아멜리에’를 합친 독창적인 영화”(미국 ‘버라이어티’) 등 찬사가 쏟아졌다.
각종 국제영화제에서도 단연 사랑받았다. 지난 2007년 선댄스 공식초청으로 처음 공개된 뒤 선댄스 최고 금액 거래라는 화제를 낳은 것은 잘 알려진 얘기. 이후에도 2008년 시드니, 멜버른, 뮌헨, 아테네 등 영화제에서 고루 환대를 받았으며, 올 3월 런던에서 개최된 ‘2009 엠파이어 어워즈’에서는 코엔 형제의 ‘번 애프터 리딩’을 제치고 ‘베스트 코미디’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볼을 간질이는 봄바람에 철없는 유년시절 생각이 간절하다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수작이다. 새달 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9-04-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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