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스크린은 중화권 영화로 물든다

4월 스크린은 중화권 영화로 물든다

입력 2009-04-11 00:00
수정 2009-04-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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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더화 주연 ‘천하무적’ 액션영화 진수

중화권 스타 감독과 배우들이 몰려 온다. 지난 9일 개봉한 ‘천하무적’과 16일 개봉하는 ‘매란방’, ‘엽문’에서 중국의 역사와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자국에서 호평을 받은 기대작들인 만큼,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장 먼저 스크린에 걸리는 작품은 ‘천하무적’(감독 펑 샤오강). 관용어로 쓰이는 ‘하늘 아래 대적할 상대가 없다.’(天下無敵)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하늘 아래 도둑이란 없다.’(天下無賊)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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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은 대륙횡단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소매치기들의 집단 대결을 다룬다. 티베트에서 일하며 결혼자금을 모은 청년 사근(왕바오창)은 드디어 고향행 기차에 오른다. 그러나 기차에는 소매치기 커플 왕보(류더화)와 왕려(류뤄잉)뿐만 아니라, 도둑 호려 일행까지 타고 있다. ‘도둑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는 사근은 그들에게 경계심을 품지 않는다. 왕려는 사근의 순박한 꿈을 지켜 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근의 돈을 훔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야연’, ‘집결호’의 펑 샤오강 감독은 뛰어난 연출력으로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끊임없이 안겨 준다. 티베트의 광활한 대지와 아름다운 사원들을 만끽할 수 있다. 웬만한 무협영화 콧대를 꺾어놓을 만큼 재기 넘치는 소매치기 액션과 두뇌싸움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홍콩 인기 배우인 류더화의 천연덕스러운 도둑 연기, 10회 홍콩금자형장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류뤄잉의 호연 등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2004년 중국 개봉 당시 150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린 작품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엽문’(감독 예웨이신)도 만날 수 있다. 리샤오룽의 스승이자 중국 무술인 영춘권의 전설적 고수 엽문의 인생을 담았다.

1930년대 중국의 불산은 무술가들의 메카로 성황을 이룬다. 최고의 무술 실력으로 명성을 떨치는 엽문(전쯔단)은 그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화목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중일전쟁이 발발하고 불산은 일본의 지배하에 놓인다. 일본의 비열한 술수에 죽어가는 무인들이 늘자, 엽문은 제자를 받지 않겠다는 신념을 버리고 민족자존심을 찾기 위해 무예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엽문’은 중국에서 존경을 받는 실존 영웅의 일대기를 흡입력있게 담아 냈다. 예웨이신 감독의 전작 ‘용호문’, ‘도화선’에서도 함께 호흡했던 액션 스타 전쯔단은 실제 엽문의 아들 엽준에게 전수받은 영춘권을 실감 넘치게 펼쳐 보인다. 무술의 진수를 보여 주는 현란한 몸놀림은 예술의 경지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자국 관객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현재 ‘엽문2’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후속편에서는 엽문이 홍콩으로 건너가 영춘권을 대중화시키는 에피소드가 전개될 예정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매란방’은 1993년 고 장궈룽 주연의 ‘패왕별희’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천 카이거 감독의 작품이란 점에서 시선을 끈다. 중국대표 경극배우 매란방의 예술혼과 사랑을 다루었다. 경극가문에서 태어난 매란방(리밍)은 시대를 앞선 무대 스타일로 관객을 휘어 잡는다. 스승을 넘어 경극계 일인자로 부상한 그는 남장 경극배우 맹소동(장쯔이)을 만나면서 운명적 사랑을 나누게 된다. 영화는 1920년대 후반 중국인 최초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고, 1930년대 후반 일본 치하에서 공연하기를 거부한 매란방의 위인적 면모도 빼놓지 않는다.

‘패왕별희’의 광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매란방’은 다소 밋밋하게 다가온다. 매란방의 일대기를 연대기순으로 나열하는 데만 치중해 극적인 묘미나 캐릭터의 생동감을 살리지 못했다. 지난 2월 59회 베를린 영화제 상영 당시 147분이었던 상영시간이 국내 개봉에서는 118분으로 줄어들면서 편집이 매끄럽지 못하게 이뤄졌다는 의견도 많다. 12세 이상 관람가.

한편, ‘엽문’과 ‘매란방’은 실존인물의 삶을 영화화한 팩션이란 점에서 중국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1920~30년대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을 당시를 배경으로 해 애국주의·민족주의적 색채가 짙다는 점도 비슷하다. 두 작품 모두 최근 주연 배우들이 직접 방한해 예열까지 해놓은 만큼 얼마나 흥행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9-04-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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