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운전사에 무릎꿇은「택시」강도

女운전사에 무릎꿇은「택시」강도

입력 2008-10-27 00:00
수정 2008-10-27 10: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A= 여자 운전사를 털려던 「택시」강도가 운전사의 간곡한 설득을 듣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경찰에 자수하고 누님으로 모시겠다고 응석까지 떤 야릇한 이야기.

지난 6일 밤 11시반쯤 김모군(19)이 서울영 2-9951호 「택시」를 타고 성동구 신당3동 앞길을 지나다 강도로 돌변, 「재크·나이프」를 운전사 황(黃)모양에게 들이대고 1천원을 내라고 위협했지. 황양은 놀랐으나 침착을 잃지 않고 「백미러」로 뒤를 보았더니 범인은 뜻밖에도 순진한 티가 넘쳐 흐르는 애송이가 아니었겠어.

『무척 어려운 처지인 모양이군. 얼마나 어려워 강도질을 하겠나?』

황양은 이렇게 말하면서 내가 가진 돈이 5백원 밖에 없으니 우선 받고 나머지는 내일 줄테니 내가 있는 회사로 오너라고 했지.

이어 황양은 『나에게도 너와같은 동생이 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좋은 일만 해도 못다 한다는데 이렇게 끔찍한 죄를 저질러서야 되겠느냐』고 타이르며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며 무엇이고 도와 줄테니 좋은 사람이 되라』고 했지.

그랬더니 김군을 들고있던 칼을 내던지며 『정말 죽을죄를 저질렀읍니다. 용서해 주십시오』하지 않았겠어.


『그래,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운전사 기술이라도 배우도록 해라. 내가 가르쳐 줄게』

이렇게 말하는 순간 차는 성동경찰서 앞을 지나고 있었지.

이때 김군은 『차 좀 세워 주셔요』하더니 그길로 차에서 내려 경찰서로 가 자수를 했다는 거야.

황양이 뒤따라 형사과로 들어갔더니 김군은 『저에게 누님이 되어 주실 수 없겠읍니까』하며 의누나가 되어 달라고 간청.

C= 여 운전사의 기지를 높이 평가해 주어야겠군.



[선데이서울 72년 1월 16일호 제5권 3호 통권 제 171호]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