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퀸 유(柳)양을 과연 그가 어떻게…

메이퀸 유(柳)양을 과연 그가 어떻게…

입력 2008-06-23 00:00
수정 2008-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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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냐? 타살이냐? 덕성여대「메이·퀸」유신숙(柳信淑)양(21)의 변사사건이 심판대에 오른날 살해범으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26)이 경찰에서의 자백을 번복, 또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기 시작했다. 이피고인은 9월 1일 열린 첫공판에서 자백은 중부경찰서 구(具)경감의 강요에 못이겨 시키는대로 진술한 것이며 죽도록 사랑한 유양을 죽였을리 있느냐며『칼로 찌른일도 목을 조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뚜렷한 물증없이 기소된 이 사건에 대해 D대학 법정학과 출신인 이피고인이 자백을 번복하리라는 것은 미리 예상한 일로 공소유지에 자신이 있다는 관여 서동권(徐東權) 검사의 말이고 보니, 공소장에 기재된 살인 및 강간치상죄가 어떻게 판가름 날지는 두고 볼일. 재판장은 서울지법 정기승(鄭起勝)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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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한 덕성여대「퀸」유신숙(柳信淑)양(사진 왼쪽)·「5월의 여왕」살해범으로 구속된 이성균(李相均)피고인이 법정에 나와 자백을 번복하고 있다.
변사한 덕성여대「퀸」유신숙(柳信淑)양(사진 왼쪽)·「5월의 여왕」살해범으로 구속된 이성균(李相均)피고인이 법정에 나와 자백을 번복하고 있다.


만나자마자 첫눈에 반해 10여차례의「데이트」즐겨

흰 모시 한복에 검은 고무신을 신고 오랏줄에 묶여나온 이피고인의 법정에서의 태도는 어느 살인피고인보다 태연했다. 그는『요즘 여대생들은 처음만난 남자라도「나이트·클럽」에 따라 가는 것을 좋아하여 꾀기가 쉽더라』면서『순간을 즐기기 위해 다른 여대생들과「나이트·클럽」에 다닌적이 종종 있었다』고 진술, 「플레이·보이」행각을 털어 놓기도.

다음은 재판부의 인정신문이 있은후 서(徐)검사의 신문에 대한 진술.

검-유양을 처음 만났을때의 느낌을?

피-한눈에 반해 버렸다. 평소 머리에 그리던 이상형의 여자라고 생각했다.

검-만나서 무얼 했는가?

피-점심먹고 헤어졌다.

검-전에 연애 경험이 있는가?

피-순간을 즐기기위해 여대생들과「나이트·클럽」등을 놀러 다닌 일은 있지만 연애 감정을 느낀적은 없다.

검-유양을 몇 번 만나고 단 둘이서는 몇번 만났는가?

피-30회정도 만났고 단둘이서는 10여회 만났다.

검-단둘이 만나 무얼 했는가?

피-대연각「나이트·클럽」등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결혼해줄 것을 요구했다.

“결혼하자” 조르면 항상「노」 “교수나 외교관이 좋다”고

검-단둘이 만날때는 어떻게 연락했으며 만난후 유양의 태도는?

피-유양집에 전화로 만나자고 연락했고 만나면「나이트·클럽」등 어디든지 가자는대로 따라왔다.

검-유양은 술을 얼마나 먹었는가?

피-내가 2잔마실 동안 1잔정도 마셨다.

검-유양과 단둘이 만나서 무얼 이야기 했으며 유양의 반응은?

피-결혼해달라고 졸랐다. 그러나 그녀는 결혼을 생각해보지 않았고 단지 오빠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날때마다 대학생이라는「프라이드」를 앞세우며 나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에 나도 대학시절에「쇼펜하우에로」의 허무주의에 빠져보기도 했고 책도 많이 읽었다고 말한적이 있다.

검-유양이 결혼상대로 생각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하던가?

피-외교관이나 대학교수라고 말했다. 유양은 순진하기 때문에 꾐에 빠져들기 쉽다고 충고도 많이했다.

검-만나면 몇시쯤에 헤어졌나?

피-대개 11시까지 같이 있다가 집앞까지 바래다 주었다.

검-유양의 순천 본가에도 가보았는가?

피-70년 겨울방학때 순천집에 찾아가 부모들에게도 인사드렸다.

검-겨울방학이 끝난후 유양을 만나적은?

생일축하 거절 당했지만 꾸준히 접근전

피-지난 2월초 겨울방학을 끝내고 상경한 그녀를 만나 명보극장에 갔었고「나이트·클럽」에 들러 술을 마신뒤 밤10시께 헤어졌다. 그후 음력 2월12일 유양 생일날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만나자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검-그때 느낌은?

피-오랜 시간을 두고 마음을 끌겠다고 결심했다.

검-유양이 덕성여대「메이·퀸」이 된 것을 어떻게 알았나?

피-신문에서 알았다.

검-유양과의 애정이 이루어 질수 있다고 생각했나?

피-꾸준히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며, 유양의 오빠 유동명군도 70%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검-유양이 다른남자와 교제한다는 것을 안 것은?

피-지난6월초 어떤 남자와 지나가는 것을 양화점 점원 김경현이 미행하여 금방에 들른뒤 술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말해줘 알았다.

검-그후 언제 어떻게 만났나?

피-사건당일인 6월30일 하오 6시 대연각「나이트·클럽」에서 만났다. 2일전 대구에 내려가며 점원 김경현에게 만날 것을 주선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날 6시께 대연각「호텔」「나이트·클럽」에 앉아있으니까 친구 이태현 이동일 점원 김경현이 유양을 데리고 들어왔다.

검-무얼했나.

피-나와 유양이 마주앉고 다른 3사람은 다른 자리에 앉았다. 「5월의 여왕」당선축하가 늦어 미안하다고 말한후 애인이 있다는데 어떤사람이냐고 물었다. 유양은 친척의 소개로 안 사람이며 약혼할 사이라고 말했다.

검-약혼한다는 말 들은후 느낌은?

피-그날 밤 같이 지내 이 사실을 그 사람에게 알려 내사람으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검-「호텔」713호실에 데리고 갈 때 반항하던가?

피-반항하지 않았다.

검-무얼하러 방으로 데려갔나?

피-좋아하는 듯 하다가 살짝 도망가려는 유양의 콧대를 꺾기 위해서였다. 강간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검-방에 들어간후 유양은 어떻게 행동했는가?

피-처음에는 오빠 무슨 짓이냐고 했으나 그뒤 체념한 듯 아무말 없었다.

검-유양이 집에 가겠다고 방에서 나가려 하지 않았나?

피-가려하지 않았다.

“이 밤안에 내사람 만들자 약혼했다는 말듣고 결심”

검-그후 어떻게 했는가?

피-물이 먹고싶다기에 목욕탕에서 물을 떠오니 창 위에 올라가 떨어지려는 찰나였다.

검-(경찰및 검찰에서 자백한 부분을 읽어주며) 하지도 않은 범행을 자백한 것은?

피-중부서 구자춘(具滋春)경감이 시키는대로 했을뿐이다. 죽도록 사랑한 유양을 죽였을리 있느냐, 칼로 찌르지도, 목을 조른적도 없다.

이와같은 이피고인의 범행 부인에 대해 관여 서검사는『유양의 시체목에 나있는 멍은 살아있을 때 생긴 것이고 허벅다리의 상처는 가사상태에서 생긴것』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에 따라 『목을 졸라 실신시킨뒤 죽은 것으로 잘못 알고 창밖으로 던진 것』이라면서 이가 경찰에서 자백한 범행경위와는 다른 추리를 내세우며 공소유지에 자신을 보였다.

그러나 앞방에 대기하고 있었던 이의 친구 3명이 잡히지 않는한 공소유지에는 많은 문젯점이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김건(金建)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9월 12일호 제4권 36호 통권 제 1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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