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향악단 ‘지휘자 면접중’

국내 교향악단 ‘지휘자 면접중’

입력 2008-05-24 00:00
수정 2008-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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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캐나다의 젊은 지휘자 야닉 네제 세겐(33)이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해 새달 25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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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4회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18세의 나이로 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이후 ‘슈퍼스타’로 대접받고 있는 중국 피아니스트 리윈디(Yundi Li)가 동행하는 만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상임지휘자 자리가 비어 있는 국내 교향악단 관계자들은 또 다른 차원에서 이번 연주회를 기다리고 있다. 젊은 지휘자의 내한공연을 음악성을 테스트하고, 단원들을 이끌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음악시장에서의 ‘상품성’도 따져보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2004년 말 러시아의 거장 드리트리 키타옌코가 떠난 뒤 상임지휘자 자리가 비어 있는 KBS교향악단은 특히 ‘차기 상임지휘자 후보’의 한 사람으로 네제 세겐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거장 지휘자의 내한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는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37)가 자신이 수석 지휘자로 임명되어 화제를 부른 영국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에 왔고, 이탈리아 태생의 잔 안드레아 노세다(43)도 영국의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가졌다.KBS교향악단 쪽에서 보면 아무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면접시험을 치르고, 실력을 점검해 본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스웨덴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에 오른 영국의 다니엘 하딩(33)은 앞서 2006년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내한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차기 지휘자로 선임된 베네수엘라의 구스타보 두다멜(27)도 내한이 추진되고 있다. 사실상 국제 음악계에서 집중조명을 받는 젊은 지휘자를 대부분 ‘테스트’했거나, 할 수 있는 셈이다.

KBS교향악단이 당장 쓸 수 있는 ‘상임 지휘자급’에 골몰하고 있다면,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미래의 거장’을 찾아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시향은 올해 임기가 끝나는 정명훈 음악감독이 재계약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적어도 2011년까지는 안정적으로 지휘체제가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서울시향은 특히 최근에 한국인으로 국제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신진 지휘자가 대거 배출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독일 하노버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인 구자범(38)과 독일 작센 국립오페라의 지휘자 최희준(35), 미국 보스턴 심포니와 유타 심포니에서 각각 부지휘자를 맡고 있는 성시연(33)과 데이비드 조(조인제·34)를 잇따라 연주회 무대에 세우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오병권 서울시향 공연기획팀장은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40∼50대 지휘자가 많지 않은 반면 20∼30대는 대거 배출되고 있다.”면서 “한국 음악계와 외국 음악계의 상황은 분명 다르므로, 내한 연주회나 교향악단 초청 연주회 등의 과정을 거쳐 지휘자가 국내 음악계에서 통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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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2008-05-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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