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부터 지지 선언을 하러 온 사람들로 기자실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7일까지 이틀 동안 12개 분야 수백명이 당사를 찾았고, 지지 선언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수천명에 이른다. 내로라하는 인기 연예인과 운동선수의 얼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지 선언이 폭주하다 보니 ‘묻지마 지지’도 나타난다.7일 오전엔 대변인실 승낙도 없이 마이크를 잡고 지지선언을 한 단체 관계자와 당직자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 관계자는 “좋은 일 하는데, 왜 뭐라고 하느냐.”면서 언성을 높였다.
외계인을 믿는다는 단체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기자실에 슬쩍 갖다 놓고 사라진 일도 있었다.
당직자들은 “이름도 생경한 단체에서 ‘지지 선언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이 입주해 있는 H빌딩 경비원들의 행동도 달라졌다. 마치 공공기관 경비직원들처럼 삼엄한 눈초리로 출입자들의 행색을 샅샅이 훑어보고 점검하는 등 절도가 더해졌다.
‘이명박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당직자들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한 당직자는 “연락이 거의 끊겼던 몇몇 지인들이 한번 만나자는 전화를 걸어 왔다.”고 했다.
하지만 당직자들은 ‘표정 관리’에 애쓰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인 지지율이 화제로 거론될라치면, 누구 할 것 없이 “아직 10일도 더 남았는데….”라는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한나라당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할 때 집권 후 계획 운운하는 발언을 일절 삼가라.’는 내용의 회람을 돌리는 등 ‘입단속’에 나섰다.
2002년 막판 역전패의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다. 한 당직자는 “야당 생활 10년 했는데, 이번에 지면 정말 끝장이다. 짐 싸서 집에 내려가야 한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