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우리 부모님은 5년째 각방을 쓰고 서로 무관심하게 지냅니다. 온 식구가 잠잘 때만 집에 있고 전혀 대화가 없습니다. 아버님이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지난 10년간 가족이 모두 힘들었고, 어머니가 장사를 하면서 귀가 시간이 점점 늦어져 이제는 가족끼리 얼굴 마주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그 전에는 아버지가 폭력을 휘둘러 집안이 엉망이 되기도 했는데, 서로 싸움이 될까봐 참고 속마음을 털어 놓지도 않습니다. 현재 오빠는 지방에 있고,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부모님 일이 걱정입니다.
-문영선(가명·26세)
A돌덩이보다 더 무거운 침묵이 거실에 자리잡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다투는 일도 많아지고, 그 사이에서 자녀들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요. 그래서 부모들이 자녀를 의식하여 언성을 높이지 않는 대신 서로 외면하고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5년을 지내셨고, 자녀가 부모를 걱정할 정도가 됐으니 부모님이 화해하는 일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냉전이 길어야 한두달 정도일 텐데,5년이나 지속되고 있다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우선 본인들의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염려됩니다. 남을 미워하면서 숙면을 취하기는 어렵고, 갈등 관계에서 균형있는 식사를 하기 어려우니까요. 문영선님의 가정에선 온 식구가 마주 앉아 밥을 같이 먹어 본 적이 언제인가요.
지금 상태로는 현관 문은 하나지만,4개의 하숙방으로 구성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를 원치 않으신다면 가족 모두가 해결할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세상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상담을 요청하는 용기를 보여준 따님의 행동이 창피할 수도 있으나, 지금 주변 사람의 시선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오래 전에 멍이 든 가정을 먼저 돌봐야 합니다.
인내심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미덕이나, 지금으로선 잘못된 방법으로 보여집니다. 상대방에게 내 마음이 전달되지 않은 채, 서로를 산 송장으로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가정만은 깨지 않고 지키려는 신념은 자녀들도 이해하겠지만, 우선 가정이 평안해야 합니다. 싫고 좋은 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마음에 꼭 맞아서, 매일 매일 행복해서 부부가 사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지기도 하고 속기도 하고, 덮어 주기도 하면서 그래도 혼자인 게 싫어 둘이 살게 된 처음의 마음을 지키며 사는 게 부부입니다.
각자 자신이 피해자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과거의 강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을 멈추고, 미래를 위해 그리고 자녀들을 위해, 배우자에게 ‘나는 당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화해하는데 돈이 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비싼 물건으로 대충 넘어가려는 방식으로는 마음의 빗장을 열기 어렵습니다.
문영선님은 중간에서 중재 역할을 하려고 애써 오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모님 스스로 마음의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 틈에서도 자녀가 잘 자라준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고마워할 일입니다. 서로에게 바라는 가장 작은 소원이 무엇인지 의사를 전달하고, 마음의 틈을 열고 상대방이 변화하기를 기다린다는 희망의 빛을 보내야 합니다.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식으로 행동하거나, 체면상 먼저 용서를 빌지는 못하겠다면, 이제는 자녀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등을 돌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부모님께서는 가장 밑바닥에서 일어서는 기분으로,“화나면 나에게 돌을 던져.”,“일부러 피하는 거라면 내가 나갈게.”,“ 당신 웃는 모습 본 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의 진심어린 메시지를 보낼 때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반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은지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목포대 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문영선(가명·26세)
A돌덩이보다 더 무거운 침묵이 거실에 자리잡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다투는 일도 많아지고, 그 사이에서 자녀들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요. 그래서 부모들이 자녀를 의식하여 언성을 높이지 않는 대신 서로 외면하고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5년을 지내셨고, 자녀가 부모를 걱정할 정도가 됐으니 부모님이 화해하는 일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냉전이 길어야 한두달 정도일 텐데,5년이나 지속되고 있다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우선 본인들의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염려됩니다. 남을 미워하면서 숙면을 취하기는 어렵고, 갈등 관계에서 균형있는 식사를 하기 어려우니까요. 문영선님의 가정에선 온 식구가 마주 앉아 밥을 같이 먹어 본 적이 언제인가요.
지금 상태로는 현관 문은 하나지만,4개의 하숙방으로 구성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를 원치 않으신다면 가족 모두가 해결할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세상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상담을 요청하는 용기를 보여준 따님의 행동이 창피할 수도 있으나, 지금 주변 사람의 시선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오래 전에 멍이 든 가정을 먼저 돌봐야 합니다.
인내심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미덕이나, 지금으로선 잘못된 방법으로 보여집니다. 상대방에게 내 마음이 전달되지 않은 채, 서로를 산 송장으로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가정만은 깨지 않고 지키려는 신념은 자녀들도 이해하겠지만, 우선 가정이 평안해야 합니다. 싫고 좋은 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마음에 꼭 맞아서, 매일 매일 행복해서 부부가 사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지기도 하고 속기도 하고, 덮어 주기도 하면서 그래도 혼자인 게 싫어 둘이 살게 된 처음의 마음을 지키며 사는 게 부부입니다.
각자 자신이 피해자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과거의 강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을 멈추고, 미래를 위해 그리고 자녀들을 위해, 배우자에게 ‘나는 당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화해하는데 돈이 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비싼 물건으로 대충 넘어가려는 방식으로는 마음의 빗장을 열기 어렵습니다.
문영선님은 중간에서 중재 역할을 하려고 애써 오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모님 스스로 마음의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 틈에서도 자녀가 잘 자라준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고마워할 일입니다. 서로에게 바라는 가장 작은 소원이 무엇인지 의사를 전달하고, 마음의 틈을 열고 상대방이 변화하기를 기다린다는 희망의 빛을 보내야 합니다.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식으로 행동하거나, 체면상 먼저 용서를 빌지는 못하겠다면, 이제는 자녀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등을 돌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부모님께서는 가장 밑바닥에서 일어서는 기분으로,“화나면 나에게 돌을 던져.”,“일부러 피하는 거라면 내가 나갈게.”,“ 당신 웃는 모습 본 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의 진심어린 메시지를 보낼 때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반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은지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목포대 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2007-07-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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