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원 칼럼] 젊음이여, 철밥통을 걷어차라

[이용원 칼럼] 젊음이여, 철밥통을 걷어차라

입력 2006-12-14 00:00
수정 2006-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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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원 수석 논설위원
이용원 수석 논설위원
어제 2007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성적이 발표됐다.60만 가까운 대입 수험생, 그리고 학부형들은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성적에 맞춰 응시할 대학·학과를 찾느라 고심할 것이다. 아울러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예년과 다름없이 사회에 나가 안정적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직업을 갖기에 얼마나 유리하냐에 둘 것이다. 우리사회에는 ‘철밥통’이라 불리는 직업이 몇 있다. 큰 사고만 안 치면,‘잘릴’ 걱정 없이 장기 근속이 보장되는 데다 급여 및 복지 수준이 이 사회의 평균치를 웃도는 직장들이다. 요즘에는 흔히 공무원·교사·공기업체 직원 등이 꼽힌다.

젊은이들의 철밥통 선호는 대학 진학에서부터 나타난다. 일선고교 교사들의 말을 들어 보면, 최근에는 연세대·고려대와 서울교대·경인교대(옛 인천교대)에 중복 합격한 여학생의 경우 서너명 가운데 하나를 뺀 나머지는 교대를 선택한다고 한다. 또 지난 10월1일 치른 서울시 지방공무원 7·9급 공채 필기시험에 10만명 가까이 응시, 경쟁률이 105대1에 이를 정도로 공무원 인기는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청년실업은 갈수록 증가하고 힘들게 직장을 잡아도 ‘사오정’‘오륙도’의 덫에 걸려 허덕이는 이 시대에, 젊은이들이 직업의 안정성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이 하등 이상할 건 없다.

그렇더라도 이 사회 젊은이들이 철밥통에 목 매는 현상은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교육대학이 연세대·고려대보다 뒤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물론 아니다. 교사·공무원이 다른 직종에 견줘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다만 사회 각 분야에 고루 진출해 발전의 동력이 되어야 할 우수한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특정 직역(職域)에 쏠리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일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 철밥통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회발전 속도가 미래학자의 예측보다도 앞서 나아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금 철밥통처럼 보이는 직업이라고 해서 10∼20년 후에도 안정성이 유지된다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법이다.

우선 인기 직종은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공무원 시험은 차치하고 교직만 따져보아도 교대를 졸업하면 바로 초등교사가 되는 시절은 끝났다. 지난달 실시한 초등교원 임용고시의 경쟁률은 1.95대1이었다. 교대 졸업생의 절반은 교사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중등 임용고시가 10대1을 넘어선 지는 오래됐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교사가 되더라도 정년까지 안주하기는 힘들어질 것이다. 이 시대에 공무원 숫자가 느는 것은 특수상황일 뿐, 이웃 일본이 시작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공무원 숫자를 줄이는 일은 머잖아 올,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교직의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까닭도 취학인구 감소에 따라 채용 인원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젊은이들이 교사·공무원을 택하건 남다른 직종을 택하건 미래는 어차피 가변적이다. 따라서 지금 인기 높은 직업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공부하는 게 즐겁고, 학업 성취가 쉬우며, 관련 직업을 잡기에도 유리해진다. 아울러 좋아하는 일을 해야 인생이 결국 행복하다. 젊음을, 작고 폐쇄된 철밥통 안에 우겨넣고 만족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자신의 재능을 믿고 노력해 경쟁력을 길러라. 그 경쟁력이야말로 진짜 나만의 철밥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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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yi@seoul.co.kr
2006-12-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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