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쓴 작품을 감독하며…10년안으로 국제영화제 대상(大賞)을 다짐
『10년안으로 「베니스」, 「칸느」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연출가 이남섭씨(李南燮·36)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면서 펼치는 포부. 직접 TV「드라머」를 쓰고 연출하던 솜씨로 영화에서도 각본·감독 겸업의 양수겹장이다.
이남섭씨의 처녀작품이 될 영화는 구정 「프로」로 개봉될 『의리(義理)의 사나이 돌쇠』다. KBS-TV의 인기연속극으로 역시 李씨자신이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던 『녹슬은 단검(短劍)』이 원작이다. 1월25일 TV방영(放映)이 끝나기가 바쁘게 영화촬영도 끝냈으니까 TV극의 영화화(映畵化)에도 초 「스피드」의 기록을 세운 셈이다. 촬영기간이 불과 8일이었다는 점도 李씨의 일솜씨를 자랑하는게 된다.
그의 TV이력은 KBS-TV의 개국(61년 12월)과 함께 시작됐으니까 이미 1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가 꼽는 대표작품은 『배신자(背信者)』 『사직골 구(具)서방』 『잡았네요』 『녹슬은 단검(短劍)』. 이 4편중 3편이 영화가 됐지만 연속극으로서도 모두 성공한 작품이다.
특히 『잡았네요』이후의 『녹슬은-』같은 「코미디」극은 새로운 유행어를 탄생시키면서 TV가(街)에 선풍을 일으킨 작품들이다.
『이른바 예술 작품으로 「데뷔」못하는게 좀 서운합니다. 그러나 문제작을 들고 나간다는 결의보다는 우선 흥행부터 성공시켜놓고 볼 생각이죠. 영화계 안에서의 기반부터 닦아놓고 그 다음에 하고싶은 영화를 만들 참입니다』
『의리(義理)의 사나이 돌쇠』는 「코믹·터치」의 사극(史劇)이지만 TV 「드라머」에서 불가능했던 분야를 개혁, 완전히 새로운 영상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처음으로 「메거폰」을 잡아본 뒤의 소감은 『영화가 TV보다 수월하다』는 것. 『TV는 녹화하는 순간 「카메라」 조명, 편집등 기술적인 문제까지 동시에 해야하는 까다로움과 시간에 쫓기는 피로감이 있지만 영화는 기술적 여건의 제한이 적어 훨씬 여유를 느꼈다』한다.
서울大 불문과(佛文科)를 나온 李씨가 영화감독에 뜻을 둔 건 대학 2학년 때부터. TV 연출을 맡으면서 차차 자신이 생겼고 63연도에 도불(渡佛)하여 1년가량 본격적인 영화공부를 했다.
『그곳에서 이른바 세계적인 감독의 영화를 매일 한두편씩 보았죠. 「칸느」「베니스」등 권위있는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들, 정말로 멋이 있읍니다. 영화야말로 모든 예술중에서 가장 다양한 표현수단이 될 수 있어요』
『한국영화는 소재도 문제지만 「테크닉」이 너무 떨어져요. 소설을 그림으로 읽어주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감정, 분위기 묘사가 천편일률이고 대사가 맞지 않요. 대체로 말이 너무 많고』
신중하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털어놓는 李감독은 국산영화가 관객을 잃고있는 이유가 『작품의 질이 낮기때문』이라고 못박았다.
그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춘향전(春香傳)』같은 한국고유의 소재를 가지고 현대적인 「테크닉」을 구사한 작품. 고유문화의 전승(傳承)을 주제로 현대적인 영화를 만들고싶단다. 뜻대로 된다면 내년쯤 「유럽」에 가서 그곳 영화를 좀더 보고올 예정.
TV「탤런트」 김난영씨(金蘭榮·28)가 부인이고 두 동생 창홍(昌弘·30), 만홍(萬弘·27)씨가 DBS, KBS-TV의 「프로듀서」인 방송가족. TV극 『녹슬은 단검』에 출연했던 김난영씨는 남편의 「데뷔」영화에서 남정임(南貞任), 박노식(朴魯植) 등과 공연(共演)한다.
[선데이서울 70년 2월 1일호 제3권 5호 통권 제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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