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진 칼럼] 낙하산 인사와 명품 브랜드

[강석진 칼럼] 낙하산 인사와 명품 브랜드

입력 2006-08-29 00:00
수정 2006-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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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낙하산이 대거 투하되고 있다. 특공 훈련 이야기가 아니다.‘바다이야기’로 온 세상이 뒤집어질 듯 시끄러운데도 여기저기 낙하산 인사들이 뛰어내려,‘목표지점’으로 침투해 들어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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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브랜드는 갖가지다. 청와대 브랜드, 재경부표 낙하산, 메이드 인 여당이 있는가 하면, 야당 마크가 선명한 낙하산도 적지 않다.

정권에 상대적 친화력을 보이는 한 미디어의 간부는 “과거엔 나쁜 사람들이 갔지만 지금은 좋은 사람이 가잖아.”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낙하산 인사는 ‘낙하산’이라는 표현이 붙는 순간부터 비판의 표적이 된다. 본인들이야 억울하겠지만 대부분 낙하산을 타고 들어간 인사들은 ‘싸구려’ 브랜드로 낙인찍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새로 임명됐을 때 한나라당은 보은 인사, 코드 인사, 내사람 챙기기 등 화려한 표현을 총동원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국민 입장에서는 한나라당의 진정성도 믿기 어렵다.6월29일자 서울신문은 한나라당이 집권하고 있는 서울시의 서울메트로 등 5개 투자기관 비상임이사 25명 중 15명이 한나라당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당초 1명만이 한나라당 인사로 게재됐다고 한다. 잘못된 일인 줄 알기에 숨겼을 것이다. 하기야 민자당 민정당 공화당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군 출신이 공기업 경영진을 휩쓸던 시절, 등산화(YS가 이끌던 민주산악회 출신)가 군화를 대체한 시절도 있으니 낙하산 인사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지금보다 덜 하리라고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시끄러운 틈에 조용히 재미보는 것은 관료들. 얼마전 수출입은행장을 재경부 출신이 차지하자 서울신문은 ‘모피아(전 현직 재무부 출신 관료) 낙하산이 또 펴졌다.’고 지적했다.

고민은 여기서부터다. 도대체 낙하산 인사를 뿌리뽑을 수 있는 걸까. 그래서 국민의 재산인 공기업의 경영진 등이 내부 승진으로 채워지면 바람직한 걸까. 직접적인 답은 아니지만 낙하산 인사는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존재했고, 존재할 것이다. 정치권이 원하고 관료가 가려 하고, 공기업 쪽에서도 일정 부분 원하는 이상 고리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정권 교체 8년을 겪어 보니 낙하산을 싸잡아 싸구려 상품 취급하는 것이 낙하산 인사를 제대로 막지도 못하면서 브랜드 차별화만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든다. 품질관리나 통제로 눈 돌리는 게 현실적이고 국민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점에서 야당은 물론 국민 모두 솔직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래야 다음 논의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 논의란 것은 이런 것이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은 낙하산으로 운용할 자리를 공개한다. 대상자도 공개한다. 또 낙하산 인사들을 사전에 교육훈련시킨다. 복식부기 장부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을 느닷없이 공기업 감사로 내려보내는 것보다는 몇 개월만이라도 연수를 받도록 하는 게 나을 것이다. 대신 시민단체와 공기업 노조 등에서는 정경유착이나 퍼주기식 경영, 무능과 무사안일한 경영 행태 등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편이 싸구려를 솎아 내고 명품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 과거의 경험은 배째라식 낙하산 인사나 막무가내식 비판으로는 개선대안을 모색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가르쳐 주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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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2006-08-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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