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669)-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15)

儒林(669)-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15)

입력 2006-08-15 00:00
수정 2006-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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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15)


그러므로 퇴계가 태극도설의 해설 첫머리에서 ‘무극이면서 태극이다.(無極而太極)’라고 명기한 것은 결국 주돈이의 태극사상을 전재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무극’이란 우주의 가장 근원적이며 형체도 모양도 없는 본체를 가리키는 용어이지만 주돈이의 ‘무극이면서 태극이다.’라는 철학적 명제는 성리학에 있어 가장 치열한 논쟁으로 비화되었는데, 이 논쟁의 중심적인 인물은 바로 주자와 그리고 육구연(陸九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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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자는 주돈이가 ‘무극이면서 태극이다.’라고 한 것은 태극만 말하면 태극이 곧 우주의 구체적인 실물인 것으로 오해될 것을 염려하여 무극을 대비함으로써 태극의 무형상성(無形象性)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며, 그것은 한마디로 ‘형체는 없으되 이치는 있다.(無形而有理)’는 것이다.

반면에 육구연은 태극이란 한마디의 용어로도 충분히 우주 변화의 근원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무극(無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집 위에 집, 상(床) 아래의 상’처럼 전혀 필요 없는 개념이라고 말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육구연은 이를 ‘무극이면서 태극이다.’라고 주자처럼 해석하지 않고 ‘무극으로부터 태극이 생겼다.’고 도가(道家)적인 해석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주자를 자신의 정신적 주지로 삼고 있었던 퇴계가 태극도설의 해석 첫머리에서 주돈이의 ‘無極而太極’이란 난해한 명제를 주자의 해석을 인용하여 ‘무극이면서 태극이다.’라고 명기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퇴계는 극(極)을 이(理)로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 극(極)이란 ‘더할 수 없는 막다른 지경’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는 ‘궁극(窮極)’과 같은 뜻인데,‘궁리(窮理)’ 즉 만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무극에 이르는 첩경이라고 생각하고 ‘극은 곧 이(極卽理)’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즉 무극은 ‘형체는 없으되 이치는 있다.’고 해석한 주자의 학통을 이어받은 것이었다.

따라서 퇴계는 ‘분명히 무극을 말할 때에는 다만 형체가 없다는 점을 말한 것이다. 어찌 이(理)가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겠는가.’라고 해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퇴계의 해석에 대해 고봉은 강렬한 의문을 품고 있었던 듯 보인다.

고봉은 이러한 반문을 퇴계에게 직접 적어 보내지 않고 우선 김이정에게 보낸다. 이미 늙고 노쇠한 스승에 대해 아무리 거친 성격을 가진 고봉이라 하더라도 직격탄을 날릴 수 없다는 마음의 동요를 느꼈기 때문일까.

김이정은 고봉의 이러한 지적을 남김없이 스승 퇴계에게 전하였으며, 퇴계는 김이정의 편지를 받고 난 후 고봉이 던진 두 가지의 질문에 심사숙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실에 대해 퇴계는 10월15일자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 사이 김이정이 그대가 편지로 말한 ‘이(理)가 무극(無極)에 이른다.’ 같은 말을 전해 왔는데, 그것을 보면서 갑자기 지난날 저의 견해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 나름대로 깨달은 몇 마디의 말을 별지에 기록하였으니, 밝게 살펴주시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2006-08-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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