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중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사사건건 반항하는 中1 아들

[강학중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사사건건 반항하는 中1 아들

입력 2006-08-09 00:00
수정 2006-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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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중1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작년까지는 말을 잘 듣던 착한 아이였는데 요즘에는 사사건건 반항하고 제멋대로입니다. 이제는 덩치도 아빠만해져서 어떤 때는 저를 때릴 듯이 덤벼들어 무섭기까지 합니다. 그러다가도 헤헤거리고 엄마라고 달려들면 혼란스럽죠. 그런데 남편은 아이들 문제를 저에게만 미루니 답답합니다. 사춘기라서 그런 건지 아들 키우기가 너무 어렵네요.

- 김명순(가명·38세)


A먼저 사춘기를 겪는 자녀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시다시피 사춘기란 자녀들이 정신적·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끊임없이 독립하려고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신체적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이성이나 자아 정체감에 대해서도 눈을 뜨지만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기여서 변덕스럽고 본인도 혼란스러워하는, 고민과 갈등의 시기입니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질 않고 자기 주장을 내세우며 반항하기도 하는데 부모보다 체격이 커져 부모에 대한 위압감이 줄어든 것도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죠.

아드님의 모습도 전형적인 사춘기의 특성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춘기의 반항에 부모가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만히 지켜보며 기다려주는 인내와 믿음이 필요합니다. 자질구레한 일까지 지나치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고 간섭하기보다 아주 잘못된 일이 아니라면 스스로 시행착오를 해보고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줘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대신 언제든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해달라는 말씀, 잊지 말고 하십시오. 도움을 요청하면 그 누구보다 먼저 뛰어갈 사람은 부모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게 해주신다면 큰 문제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나서서 무언가를 자꾸 해주려는 시도가 잔소리나 간섭으로 오해받는 것은 자녀들을 진정으로 존중하지 않거나 그 표현 방법이 잘못되어서이기도 합니다.

격려와 인정, 칭찬은 관계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그것도 지나쳐서 비위 맞추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죠. 자녀들의 관심사에 대해서 물어봐주고 아이들의 얘기에 진심으로 귀기울여 듣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녀와의 논쟁은 금물입니다. 더러 자녀의 얘기가 맞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그 말투나 태도가 불손하여 자녀의 얘기를 묵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부모의 잘못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사과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사과를 할 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요.

그러나 부모에게 폭언을 퍼붓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행동은 처음부터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부모가 폭력을 휘둘러서도 안 되겠지만 교육적인 체벌로 초기에 예방하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드님이 더욱 성장하면 어머니의 힘으로만은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남편을 원망하고 비난하지 말고 남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협조를 요청하고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아이들이 사춘기 때 반항하는 것은 아니며 사춘기 없이 지나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사춘기의 반항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 동안의 불만이나 응어리를 풀 수 있는 기회와 부모자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는다면 올바른 성장을 위한 둘도 없는 선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2006-08-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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