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를 이긴 카바레

서울시를 이긴 카바레

입력 2006-05-30 00:00
수정 200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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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市면 다냐…싸워 이긴 카바레

『점포는 청결한 장소에 설치되어야 하며 학교 병원 교회 공공기관 후생시설 기타 정숙을 요하는 장소로부터 200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할 것. 다만 정숙을 요하는 시설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 및 그 영업행위로 인하여 영향을 미치는 지역내의 주민의 동의를 얻었을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식품위생법(食品衛生法) 시행규칙2, 유흥음식점영업 보령(保令)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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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일이란 법대로 되는것은 아니다. 법에 규정된 2백m는커녕 1백m도 못되는 곳에 국민학교가 있고 여자대학이 있어도 세칭 장안 제일의 「아르바이트·홀」이 성업 중인가하면 공공기관(재무부 공무원훈련원) 바로 길 건너엔 1류 요정 세집이 나란히 늘어서있다.

그래서 야간부 여대생들이 춤바람 난 유부녀들과 함께 등교하고 요정 「호스테스」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바로 서울 장안의 중심부인 종로(鐘路)2가 익선(益善)동 일대.

옛 운현궁(澐峴宮)자리 바로 밑에 덕성여자대학(德性女子大學)과 교동(交洞)국민학교가 있고 그리고 길 건너에는 「가톨릭」의대(醫大)부속병원등 3개의 교육기관이 밀집해 있는 이 곳에 말썽이 일기 시작한건 「도심지(都心地)의 괴물」로 널리 알려진 낙원상가(樂園商街)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부터다.


도시계획상 엄연히 도로로 책정된 이곳에 괴물 「빌딩」이 들어서자 그 적법(適法) 여부로 건설부와 서울시가 의견이 맞선채 아직도 『무허가다, 아니다』로 말썽을 빚고 있는 낙원상가(樂園商街). 바로 그 낙원상가(樂園商街) 4층에 세칭 「아르바이트·홀」로 알려진 1·2·3 「카바레」가 들어서면서 더욱 말썽을 일으켰다.

식품위생법 규정을 따르면 교동(交洞) 국민학교서 1백m도 떨어지지않은 위치라 「정숙을 요하는 시설의 소유자」격인 교동(交洞) 국민학교장의 동의없이는 영업허가를 낼 수 없는 돗이다. 그런데 버젓이 영업허가가 났다. 그러자 인근 주민들의 진정으로 이 문제가 일간신문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당황한 서울시쪽은 담당직원 한 사람을 문책(問責), 인사조처하는가 하면 감사원(監査院)에선 특별감사를 실시. 그러자 서울시쪽은 1·2·3 「카바레」의 영업허가를 취소해 버렸다.

그러나 이번엔 업자쪽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허가를 내줄땐 언제고 허가를 취소하는건 또 무엇이냐?』해서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 이소송에서 서울시쪽은 패소(敗訴).

그래서 1·2·3 「카바레」는 여전히 성업 중이고 매일 평군 5,6백명의 선남선녀(善男善女)(?)들이 황홀한 율동감을 즐기고 있다.

덕분에 골탕먹는 건 인근 주민들과 철없는 동네아이들뿐. 정작 이런 불법적(不法的) 처사를 저질러 놓은 서울시쪽은 『소송에서 진 이상 어쩔수 없지 않느냐』며 방관, 시치미를 떼고 있다.

1·2·3 「카바레」의 허가를 둘러싼 「법대로만 되지만은 않은」내막은 무엇일까? 우선 그 허가경위부터 살펴보자.

교동(交洞) 국민학교서 1·2·3 「카바레」까지의 거리는 정확히 1백m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허가를 얻으려면 교동(交洞) 국민학교장의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게 당연한 순서다.

그래서 1·2·3 「카바레」의 지배인이 7,9차례 교동(交洞) 국민학교장 김병보(金秉輔)씨를 찾아왔다.

『낙원상가(樂園商街) 지을 때 공사비의 일부를 부담해서 이미 서울시쪽과는 사전에 영업허가를 내어주기로 되어 있으니 동의서를 써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金교장은 동의서 써주기를 거부했다.

『장사하는 사람으로선 허가 얻으려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교육자의 입장으로서 어떻게 교문앞에 「카바레」가 서는 걸 동의할 수 있느냐?』고 거부했다.

그러자 1·2·3 쪽은 『정 그렇다면 동의서 대신 서울시장 명의로 문의서를 낼터이니 선처해줄 것』을 부탁하고 돌아갔다. 과연 며칠 되지 않아 서울시장 명의로 된 문의서가 金교장 앞으로 보내졌다.

이러이러한 영업행위를 허가하고자 하는데 아동교육에 영향이 있겠느냐는 내용이었다.

金교장은 『학교가 끝난뒤 영업행위를 하게 되니까 직접적으로 아동교육에 별 영향은 없겠으나 학교근처에 그런 유흥업소가 생긴다는 것은 없는 것 보다는 못하지 않겠느냐』고 회답해 보냈다.

이 『없는 것 보다는 못하지 않겠느냐?』에 대해 金교장은 『털어놓고 말이지 이미 허가를 내 주기로 해놓고 나한테 물어온 것인데 나 혼자의 힘으론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그래서 나로선 최대의 원칙적인 반대의사를 표시 한 것이다』 라고 해명했다.

金교장의 이 말속엔 교육자로서의 양심과 눈치를 살펴야 했던 처지 사이에서 상당히 고민했던 눈치가 보인다.

그러자 서울시쪽은 동의서 아닌 이 문의서의 『원칙적인 반대』를 동의로 해석했다.

『없는 것 보다는 못하지 않겠느냐』란 뜻은 『있어도 별 상관이 없다』는 뜻으로 허가권자(許可權者)에겐 해석되었던 것이다.

이래서 1·2·3 「카바레」는 문을 열었다. 서울시내에서 가장 「홀」이 넓고 시설이 좋다 해서 제비족과 바람남 유뷰녀들이 마구 밀어닥쳤다.

철없는 동네아이들은 1·2·3 「카바레」로 통하는 계단위에서 소꿉장난을 하고 덕성(德成)여대 야간부 여자대학생들은 1·2·3 「카바레」로 가는 유부녀들 틈에 끼어 등교해야 했다.

이렇게 되자 인근주민들은 당국에 진정을 하는가 하면 언론기관에 투서를 보내기도.

그래서 신문지상에 이 문제가 떠들썩하게 오르내리자 감사원(監査院)에서 감사, 당황한 서울시는 허가당시의 담당직원을 해직시키는가 하면 뒤늦게 허가취소. 그래서 업자는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行政)소송을 제기하고 이 행소(行訴)에서 서울시는 보기좋게(?) 참패하고 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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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서울 69년 10/5 제2권 통권 제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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