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8)

영자(者).

아첨하는 말솜씨가 좋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공자 역시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혐오했을 뿐 아니라 사기는 공자가 ‘말을 잘 못하는 바보’처럼 보였으며, 또한 ‘함부로 말하는 법이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을 정도인 것이다.

따라서 부동심을 얻기 위해서는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養氣)’과 ‘말을 아는 것(知言)’이라고 맹자가 대답하자 공손추는 ‘도대체 무엇을 지언이라고 합니까.’하고 물었던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맹자의 제자들은 스승이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실에 많은 의문점을 갖고 있었다.

제자들은 스승이 호변가(好辯家)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보처럼 말을 아끼고 심지어 ‘군자는 말을 더듬기는 하지만 행동은 민첩하게 한다.(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라고 말하였던 공자와는 달리 끊임없이 제자백가들과 쟁명(爭鳴)을 벌이는 스승의 태도를 제자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맹자의 ‘등문공 하편’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까지 등장하고 있다.

“공도자(公都子)가 물었다.

‘바깥사람들이 모두 선생님께서 변론하기를 좋아한다고 일컫는데 어째서 그러한지 감히 묻겠습니다.’

그러자 맹자는 대답한다.

‘내 어찌 변론하기를 좋아하겠는가. 나는 부득이해서 그런 것이다.(予豈好辯哉 予不得已也)’”

스스로를 말하기를 좋아하는 호변가가 아니라고 해명하는 맹자. 그는 어쩔 수 없이 부득이하게 말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변명하고 있다.

“천하에 사람이 생겨난 지는 오래되었고, 세상은 한번 다스려지고 또 한번 혼란해지기를 되풀이해왔다.…(중략)…공자 이후로 세상에는 성왕(聖王)이 나오지 않아 제후들은 방자하고 처사들은 마구 의논을 내세우고 양주와 묵적의 언론이 세상에 가득 차서 천하의 언론은 양주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묵적에게 돌아간다.…양주와 묵적의 도가 없어지지 않으면 공자의 도는 드러나지 않으니 그것은 사설(邪說)이 백성을 속여 인의를 틀어막기 때문이다.…나는 이 때문에 두려워하며 돌아가신 성인들의 도를 지키고 양주와 묵적을 막으며, 방자한 말을 솎아내어 사설을 내세우는 자가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로잡아 사설을 없애고 치우친 행동을 막고 방자한 말을 솎아내 세분의 성인(우임금, 주공, 공자)을 계승하려 하는 것이니, 내가 어찌 변론하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이다.”

맹자의 대답 속에 나오는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은 전국시대 때 최고로 유행하였던 사상가. 맹자의 설명대로 맹자가 주유열국하고 있을 때에는 이들 양주와 묵적의 사상이 천하에 가득 차서 천하의 언론은 양주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묵적에게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맹자의 눈으로 보면 이들 양주와 묵적의 사상은 비뚤어진 사설에 지나지 않았던 것. 따라서 맹자는 이들의 사도(邪道)를 없애지 않으면 공자의 도가 드러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부득이하게 논쟁할 수밖에 없다.’고 두 번이나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 해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