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봉 영화 ‘이대로, 죽을 순 없다’

18일 개봉 영화 ‘이대로, 죽을 순 없다’

황수정 기자
입력 2005-08-11 00:00
수정 200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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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캐릭터의 질감을 즐기는 데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코미디가 있다.18일 개봉하는 ‘이대로, 죽을 순 없다’(제작 매쉬필름)가 딱 그런 코미디물이다.

누군가 처절히 생존 몸부림을 치고 있을 듯 단호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제목부터 코미디의 소명을 다하고 보려는 작품이다.‘이대로’는 극중 주인공 이름. 데이트를 즐기느라 잠복근무 중에 비상사태가 발생했는데도 간 크게 ‘땡땡이’를 치는가 하면, 소소한 뇌물을 은근슬쩍 잘도 챙기는 불량형사이다. 그 캐릭터를 ‘작지만 굵은 연기’를 구사해온 이범수가 맡았다.

형사가 주인공임에도, 영화는 액션의 비중이 거의 없는 가족코미디의 얼개를 갖췄다. 여덟살 난 딸 현지(변주연)를 혼자 키우고 있는 강력계 형사 이대로의 생활신조는 어떻게든 가늘고 길게 사는 것. 그런 그에게 정신이 번쩍 들 일이 닥친다. 별 생각없이 찾아간 병원에서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자, 그는 혼자 남겨질 딸을 위해 하루아침에 ‘우량 형사’가 되기로 마음을 바꿔먹는다.

영화는, 딸에게 남겨줄 수억원의 사고 보험금을 타겠다고 물불 안 가리고 순직 기회만 찾는 주인공의 엎치락 뒤치락 코믹 해프닝으로 채워진다. 요리조리 피해 다녔던 강력사건 현장을 골라서 뛰어드는데도 죽기는커녕 사건해결의 수훈을 세우는 주인공의 활약상에 영화는 ‘올인’했다. 이범수의 동선에서 한 순간도 카메라가 비켜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그의 원맨쇼 같은 드라마에서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는, 유쾌한 조연들의 캐릭터. 하루아침에 돌변한 이대로의 행동들에 의심을 품고 쫓아다니는 얼치기 신참 차형사(최성국), 이대로의 어려움에 늘 발벗고 나서주는 선배이자 인정많은 파트너인 강형사(손현주) 등이 코미디의 강도를 부추기는 데 한몫을 한다.

진한 부성애를 부각시킨 영화에 TV에서만 만나던 탤런트 강성연이 꽤 큰 배역으로 등장하는 것도 신선하다. 핏덩이를 버렸던 철없던 현지의 생모로, 코믹 어조로 일관하는 영화에서 잔잔한 감동의 조미료가 됐다.

주·조연 캐릭터들이 빚는 엇박자 소동의 유쾌함을 빼면,‘고감도’라고 말할 만한 대목이 딱히 없는 코미디이긴 하다. 그러나 어쩌면 이 작품의 최대 장점은 거기에 놓여있을 수도 있다. 극장을 나서면서 모든 정보를 잊어버려도 괜찮은, 담백해서 즐거운 코믹드라마로는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을 것 같다.‘접속’‘텔미썸딩’ 등을 조연출한 이영은 감독의 데뷔작.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5-08-1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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