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도심 영화관에서 공포영화를 보던 30대 여성이 자신의 목을 흉기로 찔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괴기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일 오후 3시쯤 부산 중구 모 극장에서 정모(34·여)씨가 목 부위를 흉기에 한 차례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극장 직원 홍모(22)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정씨는 발견 당시 관객석에서 왼손에 흉기를 들고 고개를 앞으로 숙인 상태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정씨가 평소 우울증으로 병원치료를 받아온 데다 손에 흉기를 들고 있었고 최근 가족들에게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온 점으로 미뤄 영화를 보다 충동적으로 자살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결국 자살로 결론난 정씨의 시신은 가족들에게 인도됐다. 정씨가 자살할 당시 극장 안에는 58명의 관객들이 함께 영화를 보고 있었지만 극장 앞에서 3번째 줄에 혼자 떨어져 앉아있는 바람에 관객들은 정씨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 채지 못했다.
정씨는 7년 여 전에 결혼했지만 남편과의 성격 차이와 우울증 때문에 1년 6개월만에 이혼했으며 그동안 학습지 교사 일을 하면서 친정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씨가 관람한 영화는 지난 1979년 미국에서 제작된 공포영화를 최근 리메이크한 스릴러물로 1일 국내에 개봉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5-07-1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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