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영화 2편]69식스티나인

[日 영화 2편]69식스티나인

입력 2005-03-24 00:00
수정 2005-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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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3년생 켄(쓰마부키 사토시)은 ‘인생은 즐거워야 한다.’는 신념 아래 온갖 망상을 즐기는 문제아. 동급생 아마다(안도 마사노부)는 잘생긴 외모에 사색적이지만 사투리를 쓰는 괴짜다. 어느날 청소를 빼먹고 옥상으로 도망친 두 사람은 매스게임을 연습하는 여학생들을 바라보다 의기투합한다.‘뭔가를 강요당하는 집단은 역겨워.’(아마다)‘좋아, 그녀들을 해방시키자.’(켄).

켄은 영화와 연극, 로큰롤이 어우러진 페스티벌을 해방구로 제안하지만 사실 속셈은 딴 데 있다.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관심을 끌려는 것.‘데모하는 사람들 멋지다.’는 한마디에 친구들과 야밤에 학교에 잠입해 바리케이드를 치는 켄의 모습은 미숙하지만 풋풋한 청춘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무라카미 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69식스티나인’(25일 개봉, 감독 이상일)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분출되는 청춘의 혈기를 스크린 가득 뿜어내는 영화다.

파리의 ‘68혁명’이 전세계 자유주의자들을 도발한 이듬해인 1969년, 일본 또한 정치적 불안정과 고도성장의 그늘, 그리고 해일처럼 몰아닥친 서구문명의 영향으로 불온한 시대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었다. 영화는 작은 도시 사세보를 배경으로 복잡한 현실에 짓눌리기는커녕 보란 듯이 젊음의 특권을 누리는 고교생들의 유쾌한 한때를 재기발랄하게 포착해냈다.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5-03-2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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