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영 교육부총리가 14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 관련, 대학과 단체들은 모두 “책임 소재는 간데 없이 기존 방침만 재확인한 원론 수준”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본고사 허용’을 내세우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과 팽팽히 맞서 왔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3불(不) 원칙’ 절대 엄수라고 미리 한계를 긋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시작하자는 안 부총리의 태도는 제대로 된 접근방식이 아니다.”면서 “관련 논의들을 자제해야 할 소모적인 논쟁으로 밀어붙이지만 말고 처음부터 제대로 논의하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또 “교육부는 대국민사과부터 무엇이 송구한지 명확하게 밝히며 제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학부모연대 관계자들이 고… 전교조 서울지부 학부모연대 관계자들이 고교등급제에 반대하는 학부모 5475명의 서명서가 담긴 박스를 교육부 직원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전교조 서울지부 학부모연대 관계자들이 고…
전교조 서울지부 학부모연대 관계자들이 고교등급제에 반대하는 학부모 5475명의 서명서가 담긴 박스를 교육부 직원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고교등급제 불허 등 교육부와 입장을 같이해 왔던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 관련 시민사회단체들도 “원론만 말하지 말고 구체적인 장치를 제공하라.”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이을재 전교조 참교육실천위원장은 “3불 원칙을 재차 확인해도 그를 보장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결국 책임 모면을 위한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제대로 된 방지 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도 “고교등급제를 시행한 대학에 대한 제재 등 구체적 내용은 없는 2008학년도 입시안 밀어붙이기용 담화”라고 꼬집었다.
고교등급제 논란에 휘말린 연세대, 이화여대, 고려대와 본고사·등급제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지원사격’을 했던 서울대도 “다같이 화합으로 나아가자는 ‘좋은 이야기’에는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지 않으냐.”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대학들은 그러나 담화내용에 언급된 협의체 구성안에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김완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서울대는 국립대로서 결국 교육부의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고, 또 따라야 한다.”면서 “다만 논의 단계에서 여러가지 대안이나 개선안을 제시할 수 있을 수는 있다. 협의체를 구성해 여러 대립 입장들을 조화시켜 가자는 교육부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도 ‘교육부총리 담화문에 대한 본교 입장’을 발표하고 “한국 교육 현실 개선을 위한 미래지향적 논의에 이화여대는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 이정석 입학팀장은 “협의체 구성안에는 대찬성”이라면서도 ‘3불 원칙에 대한 논의 금지’를 지적하며 “정작 중요한 대목은 자율성을 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채수범 김효섭 이재훈기자 lokavid@seoul.co.kr
2004-10-15 3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