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월트 디즈니는 대단히 독특한 구상을 하고 있었습니다.바로 음악과 애니메이션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아름다운 영상물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었지요.그리고 그의 이런 구상은 마침내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였던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를 만나면서 현실이 됩니다.바로 1940년에 공개된 ‘판타지아’가 그것입니다.바흐,슈베르트,베토벤 등의 위대한 클래식 선율 위에 그려진 경쾌하고도 유려한 애니메이션은,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영상의 세계를 보여주었습니다.오늘 소개해 드리는 타이틀들은 바로 이렇게 음악과 애니메이션이 훌륭하게 어우러진,즐겁고도 아름다운 영상과 선율이 가득한 작품입니다.깊어가는 가을밤,가족들과 함께 음악이 주는 깊은 향기와 흥겨운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동시에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 야나체크-영리한 암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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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애니메이터인 제프 던바가 5년간의 작업 끝에 내놓은,완전히 새롭고도 흥미로운 오페라 애니메이션입니다.인간과 동물들의 우화를 바탕으로 한 체코의 작곡가 야나체크의 이 오페라를 소재로,제프 던바는 일반 무대 위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운 이 오페라의 갖가지 요소들을 모두 화면 위에 재현해 내었습니다.켄트 나가노가 지휘하는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의 풍성하고 아름다운 선율 위에 그려진 이 우화의 세계는 삶과 죽음,순환이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를 수채화풍의 서정적이면서도 깨끗한 애니메이션으로 멋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평소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오페라를 애니메이션으로 즐겁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 판타지아 2000
1940년의 오리지널 판타지아가 보여준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의 세계는 드디어 2000년,또 다른 명작으로 다시 탄생하게 됩니다.오리지널 판타지아가 194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듯이 2000년의 판타지아 역시 21세기 초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기술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역시 클래식의 우아함과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고 만끽하게 해 줍니다.화면 위에 그려지는 애니메이션들은 때론 환상적인 분위기로 때론 유머러스한 웃음으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에 따라 경이로운 광경들을 연출합니다.이를 통해 마치 음표 하나하나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부활하듯 손에 잡힐듯한, 눈에 보이는 음악을 경험하게 합니다.
● 이노센스의 정경
오시이 마모루의 걸작,공각기동대의 속편인 이노센스의 OST에 애니메이션을 입힌 타이틀입니다.일종의 OST DVD로,영화 본편은 수록되어 있지 않으며,영화음악과 여러 동영상 이미지들이 결합된 작품입니다.‘공각기동대’와 ‘패트레이버’‘아바론’등에서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가와이 겐지의 영화음악 위에 아름답고도 몽환적인 영상이 더해져 무척이나 인상적인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위의 두 클래식 타이틀에 비해 좀 더 대중적인 분위기이지만 멋진 영상과 음악은 무척 만족스러운 타이틀입니다.
2004-10-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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