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 이지운특파원|2004년 6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의 한 부둣가.남쪽 바다를 바라보니 타이완이 코앞이다.타이완 진먼다오(金門島)에 딸린 작은 섬까지는 불과 4.6㎞.최근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양안(兩岸) 관계의 상징이다.날로 고조되는 긴장에도 불구하고 샤먼 곳곳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관광객은 넘쳐난다.중국의 ‘판문점’,샤먼의 ‘이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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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해방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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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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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 관광 명소의 하나인 이 곳은 매년 20만명의 타이완 사람이 드나들고,타이완의 돈이 쏟아져 들어온다.타이완의 대 중국 투자액은 전체 해외투자액의 40%.1987년 이래 중국에 진출한 타이완 기업 수는 어림잡아 3만곳.투자항목은 6만개에 이르고,총 투자규모는 600억달러 남짓으로 추산된다.
샤먼은 실로 돈과 사람이 지나는 관문이다.양안 곳곳의 섬과 야산에 숨겨진 수백기의 미사일도 이 흐름에 걸림돌이 되지는 못하는 듯하다.
“타이완이 싼샤댐을 공격하면,중국의 보복은 타이완의 ‘하늘을 없애고 땅을 뒤덮을 것’”이라는 한 인민해방군 고위인사의 말에 힘을 얻은 때문일까.
“누가 신경써요? 타이완이 샤먼을 공격하겠어요?(내륙의) 싼샤댐이라면 모를까….” 샤먼에서 만난 40대 초반의 운전기사는 이곳 사람들의 정서를 이렇게 표현했다.현지의 한국 기업 관계자들도 “심리적 동요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들 전했다.
그렇다고 코앞의 바다 건너 움직임에 관심조차 없을까.조선족 안내원은 “타이완 총통 선거에 대한 샤먼 사람들의 관심은 상당했다.”고 귀띔했다.그는 “천수이볜 총통에 대한 피격사건이 일어났을 때와 총통선거 개표 당일 신문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집에 가서 TV를 보느라 길거리에 사람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물론 이같은 관심은 양안간 군사적 긴장도의 상승이 걱정돼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정치권의 변동이 양안 경제에 미칠 파장이 더 고려됐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렇다고 타이완의 전격적인 독립선언→중국의 선공(先攻)→타이완의 반격으로 이어지는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샤먼대 타이완연구소의 리펑 부원장은 “(타이완의) 오판 가능성 문제가 남아 있어 낙관하기 힘들다.”면서 “타이완은 2006∼2008년을 독립과 관련해 매우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같은 대학 장원성 교수는 “(독립에 대한) 타이완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는지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타이완의 독립 욕구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는) 2008년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중국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리펑 부원장은 “타이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 일본에서 군사지원을 받을 것이고 한국에도 지원을 바랄 텐데 한국정부는 어떻게 할 것 같으냐.”고 거꾸로 질문을 던졌다.이런 질문은 베이징에서도 받았다.지식인들 사이에 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궁금증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장 교수는 “북한 핵과 타이완 문제는 갈라놓기 어려운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베이징에서 만난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왕이저우 부소장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그는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이라고 전제했지만 “중국 지식인 사이에서는 우리가 북핵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신 미국에도 타이완 문제 해결을 요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소개했다.
남북한 관계가 근본적으로 이중적 구조를 지니고 있듯,양안 관계 역시 단선(單線)적 시각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틀 속에 놓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샤먼이었다.
jj@seoul.co.kr
2004-08-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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