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史 분쟁’ 확산…남북공동대응 추진

‘고구려史 분쟁’ 확산…남북공동대응 추진

입력 2004-08-07 00:00
수정 2004-08-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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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1948년 정부수립 이전의 한국사가 전면 삭제된 데 맞서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외교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도 국회 차원의 특별대책기구를 구성,초당적 대응에 착수하는 등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문이 한·중간 외교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수혁(왼쪽) 외교통상부 차관보 등 관계기…
이수혁(왼쪽) 외교통상부 차관보 등 관계기… 이수혁(왼쪽) 외교통상부 차관보 등 관계기관 실무자들이 6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한 실무대책협의회를 갖고 정부 차원의 추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yja@seoul.co.kr


한국정부는 6일 이 문제에 대해 중국 공산당과 외교부에 엄중 항의하고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중국측이 진실을 외면하고 미봉적인 입장을 견지,역사왜곡 문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측은 “고구려 문제와 관련해 최근의 한국 언론과 정치권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데 대해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한국측의 개정 요구를 거부했다.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준우 외교통상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후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기자회견을 갖고 “오전에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를 방문,류훙차이(劉洪才) 부부장과 리쥔(李君) 국장을 만났다.”면서 “고구려사는 우리 민족사의 불가분한 일부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강조하고,중국 당국에 분명한 입장 표명과 즉각적인 시정 및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이어 중국 외교부에서 왕이(王毅) 부부장,추이톈카이(崔天凱) 아시아국장 등을 만나 외교부 홈페이지 복원은 물론 중국 지방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왜곡 조치와 일부 대학교재의 왜곡 기술을 시정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측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한국사를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은 성의를 갖고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기존 입장 고수 방침을 내비친 뒤 “중국은 대국이어서 지방정부의 움직임과 출판물 등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다.”면서 본격적인 교섭에 나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 8명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했던 주한 중국대사관측은 파문이 확산되자 입장을 바꿔 오후 비자를 발급했다.이에 따라 김영선·이재오·김문수·홍준표·심재철 의원 등 한나라당내 ‘국가발전연구회’ 소속 의원 11명은 예정보다 하루 지연된 7일 중국으로 출발,상하이와 지안·백두산 등지의 고구려 유적과 독립운동 활동지역을 둘러볼 예정이다.이강래 의원 등 열린우리당 바른정치모임 19명도 중국내 고구려 유적지를 둘러보기 위해 오는 16일 출국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은 이날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기구를 구성하는 등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여야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가 한·중·일 등 동북아 3국의 역사뿐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영토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민·관·학계 차원의 범국가적 공동대응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은 한국과 중국 조선족의 유대 강화에 따른 심리적 부담 외에 남북통일 이후 영토 분쟁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우리당 노웅래,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여야 의원 52명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중단과 범정부적 대처,남북 공동대응 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도 이날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 주재로 외교·교육·통일부 및 국정홍보처,국가안전보장회의(NSC),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 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고구려사 왜곡 실무대책협의회를 열어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른 단계별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또 북한과의 공동대응 차원에서 고구려 고분과 벽화 등 유물 보존·복원에 대한 재정·기술적 지원을 북측에 제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정례브리핑에서 “고구려사와 관련한 남북간 민간 차원의 여러 연구를 바탕으로 당국간 대화에서 고구려 유물의 공동보존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정부는 북측이 문화재 보존과 관련한 인력·재원·기술 등을 필요로 하는 현실에 비춰 남북장관급회담 등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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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오일만특파원·서울 진경호 이지운기자 jade@seoul.co.kr
2004-08-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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