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130)-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30)-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입력 2004-07-06 00:00
수정 2004-07-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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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이와 같이 음악을 인간 완성의 마지막 단계인 문채(文彩)로 본 공자의 가르침은 공자와 더불어 세계 성인 중 하나인 석가모니의 가르침과 상반되고 있다.

석가모니는 엄격한 계율을 통해 자신들의 제자인 비구들에게 지켜야 할 비구계(比丘戒)를 직접 내렸는데,석가모니는 비구들이 절대로 ‘춤과 노래’에 빠지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있음에 반해 공자는 음악이야말로 천지의 조화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물론 공자 역시 음란한 음악이나 쾌락적인 가무를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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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술이(述而)편에 보면 ‘공자께서는 남과 함께 노래를 부를 때 남이 잘 부르면 반드시 그로 하여금 반복케 하고는 그 뒤에 그와 맞춰 함께 부르셨다.’고 표현하고 있어 공자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고 있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령공(衛靈公)편에서는 ‘정(鄭)나라의 노래는 음탕하다.’ 양화(陽貨)편에서는 ‘정나라의 노래가 아악을 어지럽힘을 미워한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공자 역시 단지 귀를 즐겁게 하는 음란한 노래를 얼마나 미워하고 있었던가를 증명하고 있다.심지어 미자(微子)편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제나라 사람들이 여악(女樂)을 보내왔다.노나라의 계환자가 이를 받고 즐기느라 사흘 동안이나 조회를 하지 않았다.공자께서는 이에 노나라를 떠났다.”

시경(詩經)에 의하면 정나라의 노래에는 음란한 연애시가 많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그래서 정풍(鄭風)이란 말은 천박하고 음탕한 음악의 별칭으로 불려지고 있었던 것이다.공자가 천박하고 음란한 노래를 얼마나 혐오하고 있었던가는 자신의 고향인 노나라를 떠날 정도였는데,그러므로 공자의 ‘음악이란 천지의 조화(樂者天地之和也)’란 말은 음악의 본질을 의미하고 있음인 것이다.

사양자에게서 금을 배울 때 공자는 그 곡조나 이치나 뜻에 치우치지 않고 그 노래를 지은 주나라의 창시자 문왕의 마음을 꿰뚫어 보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공자는 예로써 사람들의 겉모양과 행동을 다스리고,음악으로써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을 다스리려 했던 것이다.이러한 공자의 음악관은 ‘악기(樂記)’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통해서도 명백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음악은 안으로부터 나오고 예는 밖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다.음악은 안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에 고요하며,예는 밖에서부터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채를 이룬다.위대한 음악은 평이하고,위대한 예는 반드시 간결하다.음악이 주효(奏效)하면 원망이 없게 되고,예가 주효하면 다투지 않게 된다.서로 절하고 양보하면서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은 예와 악의 효과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공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왕자는 공업을 이룩하면 음악을 작곡하고,다스림이 안정되고 예를 제정한다.(王者功成作樂治定制禮)”

그러므로 사양자는 공자에게 곡조와 뜻과 같은 테크닉을 가르치려 했지만 공자는 이를 통해 ‘그 노래를 작곡한 왕’,즉 문왕의 마음을 꿰뚫어 보려 했던 것이다.

평소에 공자는 주나라를 창시한 문왕과 그의 둘째 아들이었던 주공(周公)을 마음속 깊이 존경하고 있었다.

주나라는 어쨌든 춘추전국시대 때의 종주국으로 문왕은 강태공을 발탁하여 주나라를 건국하였으며,그의 아들 주공은 아버지를 도와 왕국의 기초를 확립한 뛰어난 정치가였다.

공자가 주공을 얼마나 존경하였던가는 공자가 죽을 무렵 주공을 두고 다음과 같이 탄식한 것을 통하여 잘 알 수 있다.

“심히도 내가 노쇠하였구나.오랫동안 주공을 꿈속에서 보지 못하고 있으니.”
2004-07-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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