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해요] 윤용진(30·국민은행)·김경미(26)씨

[우리 결혼해요] 윤용진(30·국민은행)·김경미(26)씨

입력 2004-05-28 00:00
수정 2004-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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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19살.군대말년 병장,새내기.

어울릴 것 같지는 않지만,우리의 첫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군대 말년 어딘가에 있을 나의 반쪽이 무척이나 그립던 시절.나는 친구를 통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그녀를 만났다.그 당시만 해도 바퀴벌레 다음으로 꺼리는 것이 ‘군바리’라는 우스갯소리가 당연시되던 분위기.그녀와의 첫만남은 정말 당황스러웠다.

어색함과 썰렁함속에서 말똥말똥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에 말년 병장의 가슴은 주책도 없이 요란을 떨고 있었다.



사랑이란 그렇게 어느 한순간에 찾아오는 것일까? 나는 그녀를 보는 순간 무작정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대한민국 오대장성인 육군 병장의 체면에 그럴 수는 없었다.

몇 날을 망설였을까.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우리의 두번째 만남은 며칠 뒤 부대 면회실에서 이루어졌다.평소 그렇게 칙칙하던 면회실이 그날따라 얼마나 아늑하게 느껴지던지….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7년이 지난 지금.그녀는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내 옆에서 새근 새근 잠을 자고 있다.가끔은 천사가 존재한다면 그녀가 아닐까하는 닭살스러운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지금 이순간,나는 있는 그대로가 행복하다.지금 생각해 보면 인연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와 서로 노력하며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첫사랑의 결실이 결혼으로 이어지기까지 비록 순탄하지는 않았지만,지금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5월의 따사로운 아침.그녀의 고른 숨결에 다시한번 미소를 머금게 된다.˝
2004-05-2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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