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규철의 DVD폐인] 우울한 SF 디스토피아

[남규철의 DVD폐인] 우울한 SF 디스토피아

입력 2004-04-09 00:00
수정 200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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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누구나 한번 상상해봤음직한 주제.내가 외계인은 아닐까?지구는 둥근 게 아니라 사각형이 아닐까?심지어 내 부모가 가짜가 아닐까?….어쩌면 이런 상상이 줄어든다는 게 점점 현실적 어른이 되어 간다는 의미겠지요.그런 상상들 중 가장 섬뜩하고 두려운 것은 나와 이 세계가 거짓에 지나지 않는다는 상상일 듯.지금 발을 디디고 사는 이 세계가 다만 가상이고 허구에 지나지 않으며,나는 그 사실도 모른 채 현실 저 너머의 어떤 힘에 의해 조종되면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번주에 소개해 드릴 영화들은 이렇듯 지금 세계가 가짜이며 우린 허구속에 살고 있다는 우울한 SF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작품들입니다.SF영화답게 멋진 비주얼과 상상으로 가득찬 세계를 담아 가볍게 볼 수도 있겠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현실과 가상,인식과 실존 같은 두툼한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다크시티 어둠만이 존재하는 이 도시의 모든 것들은 외계에서 온 이방인들에 의해 조종됩니다.어둠이 내리고 모두가 잠든 자정이면 이방인들은 깊은 잠이 든 당신의 기억을 조작해 버립니다.기억이 조작된 것이라면,그렇다면 당신은 누구인가요? 주인공은 자신이 누군지를 찾기 위해 조작된 기억에 맞서 외계인들과의 싸움을 시작합니다.알레스 프로야스 감독의 1998년 작품으로 세기말의 어둡고 우울한,누아르풍의 비주얼과 독특하면서도 섬뜩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는 영화입니다.DVD로는 일반판과 Special Edition이 출시되어 있으며,(두 버전 모두 흡족하지는 않지만) 일반판보다는 Special Edition을 보시는 게 여러면에서 훨씬 낫습니다.

매트릭스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워쇼스키 형제의 SF걸작입니다.지금 내가 존재하는 현실이 실제로는 컴퓨터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가상의 세계이며,실제의 나는 기계의 의해 사육되고 있는 인간 배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충격적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주인공과 기계와의 싸움을 그린 작품입니다.영화자체로도 세계적 흥행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DVD로도 대단히 큰 성공을 거둔 작품입니다.깨끗하고 선명한 영상과 강렬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사운드,풍부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부가영상에 이르기까지 “DVD는 이래야 한다.”라는 기준을 만들어낸 타이틀이며,우리나라에선 최다 판매량을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이들 작품외에도 컴퓨터가 창조해낸 가상세계를 그리고 있는 ‘13층’은 과거와 현재,미래에 대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작품으로 추천해 드릴 만합니다.가상세계를 창조한 주인공이 겪는 가상과 현실세계의 혼란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됩니다.가상현실을 다룬 컴퓨커 게임을 소재로 한 ‘엑시스턴즈’는 가상과 현실이 모호해지고 뒤섞이며 반전이 거듭되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찾기 어렵게 만드는 작품입니다.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작품답게 기괴하면서도 적당히 불쾌한 영상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2004-04-09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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