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 전 서울에서 1시간여 떨어진 자그마한 농촌 마을에 새 둥지를 튼 K형의 소설이 나왔다.텅빈 들녘,오솔길,낮에 나온 반달,진흙탕 길,바람소리….흙냄새가 잔뜩 묻은 단어들이 시시때때로 나열돼 있다.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겨울 밤 오솔길을 걷는 K형의 모습이 금방 눈앞에 와닿는다.칼바람에 코 끝이 아린다지만 어린 시절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오히려 따스하게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매일 출퇴근에 50여㎞,다리품을 파는 횟수만도 8000보를 웃돌건만 시멘트와 아스팔트 바닥 소리만 듣고 있다.주말에 시간을 내어 걸어보는 흙길도 잘 다듬어진 인공 보도일 뿐이다.그래서 내 머릿속에는 항상 전자음과 시멘트 보도블록 소리만 울리는지도 모르겠다.
50년 전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눈 내리는 서울 거리를 딸의 손을 잡고 걷고 싶다고 했다.당시로서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 서울이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의 나는 인적이 드문,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솔길을 발목이 시리도록 걷고 싶다.잃어버린 기억들을 하나씩 되살리면서.
우득정 논설위원
그러고 보니 매일 출퇴근에 50여㎞,다리품을 파는 횟수만도 8000보를 웃돌건만 시멘트와 아스팔트 바닥 소리만 듣고 있다.주말에 시간을 내어 걸어보는 흙길도 잘 다듬어진 인공 보도일 뿐이다.그래서 내 머릿속에는 항상 전자음과 시멘트 보도블록 소리만 울리는지도 모르겠다.
50년 전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눈 내리는 서울 거리를 딸의 손을 잡고 걷고 싶다고 했다.당시로서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 서울이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의 나는 인적이 드문,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솔길을 발목이 시리도록 걷고 싶다.잃어버린 기억들을 하나씩 되살리면서.
우득정 논설위원
2004-01-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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