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자기반성 통해 혼란·분열 극복을”종교계 원로·지도자 신년 메시지

“진솔한 자기반성 통해 혼란·분열 극복을”종교계 원로·지도자 신년 메시지

입력 2003-12-29 00:00
수정 200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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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화두는 ‘나로부터의 개혁’.

종교계 원로·수장들이 일제히 자기반성을 통한 화합과 상생을 촉구하고 나섰다.불교계 원로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법어를 통해 남을 향한 비판보다는 나 자신의 성찰을 강조했고 기독교 수장들은 일제히 ‘내 탓이오.’ 정신을 새롭게 촉구했다.민족종교 대표들도 근본으로 돌아가라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의 도리를 내세웠다.

연초부터 시작돼 한해 내내 계속된 정치권 다툼과 비리,잇따른 자살과 가정파괴 등 파행은 모두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해 빚어진 결과이며 이같은 혼란을 무엇보다 자기반성으로 극복해 나가자는 다짐이다.

●참나(眞我)의 발견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신년법어에서 줄탁동시( 啄同時)의 미덕을 강조했다.“ 啄(줄탁)의 솜씨를 지닌 사람은/不諍(부쟁)의 덕을 얻어 원융을 이룰 것이요/말에 얽매인 사람은/재주를 팔아 어리석음을 얻을 것입니다.” 닭이 알을 깔 때에 알속의 병아리가 껍질 안에서 쪼고( ) 동시에 어미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려야(啄)한다는 것으로 화합에는 나 자신의 근신이 필요함을 역설한 말이다.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도 “우리 사회가 대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새해가 되기 위해선 자기만이 살겠다는 집착과 욕망을 버리고 무아(無我)의 가르침을 되새겨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일신(一身)이 청정하면 법계(法界)가 청정하고 일신이 혼탁하면 법계가 혼탁하니,밝고 아름다운 한 해를 창조하기 위해선 과도한 집착과 욕망을 덜어내고 다른 사람과 함께 갈 수 있도록 옆자리를 비워놓아야 한다.”(이운산 태고종 총무원장)/“새로운 마음의 눈을 열어 집착과 대립,독선의 어둠을 버리고,나의 네가 아닌,너의 나를 보아야 한다.”(김도용 천태종 종정)는 법어도 같은 맥락의 일갈이다.

●내 탓이오

기독교계 또한 자기반성과 평화의 원칙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나자렛 성가정처럼 사랑 안에서 산다면 참다운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며,나의 이익만을 생각하지 말고 공동선의 증진을 위해 우리 자신이 평화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신년사를 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길자연 대표회장은 “금년에도 어렵고 암울한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교회는 이런 세상적 가치에 젖어있는 열방과 민족들을 향해 희망과 변화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세상의 소란과 분열은 인간의 욕심에 그 기초를 두고 있으므로 각자의 처소에서뿐만 아니라 함께 모여 상처받은 이웃을 위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간구하자.”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김순권 목사도 “우리는 엄격한 자기반성,성실한 자기개혁,원칙에 충실함 등 새로워지기 위한 방법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키자.”고 당부했다.

●근본 바로세우기

대순진리회 증산도 등 민족종교는 근본 바로세우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대순진리회 이유종 종무원장은 “지난해의 모든 문제들은 각자가 지켜야 할 근본을 망각한 채 책임과 의무를 소홀히 한 탓”이라며 “새해에는 근본으로 돌아가 상생의 마음으로 노력하자.”고 말했다.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는 “상생의 새 문화는 바로 참 마음과 정의를 바탕으로 해서 열리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본질적인 대혁신을 통해 참마음으로 자기를 바로잡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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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imus@
2003-12-2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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