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김혁규 前지사의 뒷모습

[오늘의 눈] 김혁규 前지사의 뒷모습

이정규 기자 기자
입력 2003-12-20 00:00
수정 2003-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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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19일 퇴임식을 갖고 정들었던 도청을 떠났다.떠나는 김 전 지사 내외나 보내는 직원들 모두 섭섭함에 눈시울을 붉혔다.

오전 9시 도청 도민홀에서 열린 퇴임식은 10년간 도정을 이끌면서 수많은 업적을 남긴 도지사를 떠나보내는 자리 치고는 너무 쓸쓸했다.도의회의 의사일정 변경,한나라당의 항의시위 등 예상되는 마찰을 피해 행사시간을 앞당겼지만 도내 기관·단체장은 물론 시장·군수들조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아 허전함을 더했다.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이 행사장 주변을 경계,긴장감마저 돌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관계에 들어온 김 전 지사는 지난 93년 12월 임명직 도지사로 부임한 이래 행정에 경영기법을 도입,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주식회사 경남’의 최고 경영자(CEO)임을 자처하면서 수출촉진과 외자유치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외환위기를 맞았을 때는 “외자유치만이 위기극복의 지름길”이라며 외자유치에 주력,제조업 분야로는 건국이래 최대 규모인 경남태양유전을 비롯,세계 유수의 기업을 경남에 유치했다.그리고 부산시가 단독으로 추진하던 경마장유치에 뛰어들어 공동사업으로 만들어 내는 뚝심도 보였다.그는 부하들에게 큰소리 한번 안 냈을 정도로 온화한 성품이지만 자신에게는 엄격했다.그리고 자기의 말에 책임질 줄 알았으며,무엇보다 깨끗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지사직을 던지는 과정에서는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사퇴하기 사흘전까지 말바꾸기를 했으며,퇴임식도 당당하지 못했다.이성을 잃은 한나라당과 도의회가 퇴임식에 재를 뿌리려 한다고 이를 피해 돌아가는 모습에서 그가 말한 열린 정치,큰 정치를 찾을 수 없었다.

320만 도민의 환송도 모자랄 판에 ‘도둑장가’ 가듯 서둘러 퇴임식을 끝내고,경찰의 보호아래 도청 문을 나서는 김 전 지사의 뒷모습을 보면서 연민을 느낀 것은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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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윤수혁 서울시의원,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 신속 보수 요청

이정규 전국부 기자 jeong@
2003-12-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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