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변산면 변산반도 국립공원.맑은 날이면 수평선 너머로 핵폐기장 논란의 진원지인 위도가 잡힐 듯 시야에 들어오는 곳이다.9년째 식당을 해온 김모(45)씨는 요즘 들어 부쩍 위도쪽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짓는 일이 잦아졌다.지난 7월 위도 핵폐기장 유치선언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김씨는 “지난해 이맘때까지도 늦가을 바다정취를 즐기려는 외지인들로 주말이면 주차할 공간이 없었는데…,평년의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푸념했다.
●높아가는 금융기관 연체율
부안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핵폐기장 문제로 거리로 나선 주민들은 5개월째 생업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큰 수입원이었던 관광객의 발길마저 줄었다.지역내 자금사정을 보여주는 금융기관의 연체율은 14%에 육박했다.수개월 안에 지역경제가 파산에 이를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1일 부안수협에 따르면 1월초 9.1%였던 연체율은 7월말 12.3%를 넘어섰고 지난달 말 현재 13.8%까지 치솟았다.실제 지역내 어업생산량을 보여주는 격포와 곰소 수협의 위탁판매량은 지난달 말까지 54억 4000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6% 수준에 불과하다.7월 중순 이후 격포항과 곰소항의 어민들이 5개월째 일손을 놓고 있는 탓이다.
격포면 어촌계의 신상규(51)씨는 “지난 5개월간 조업일수가 30일이 채 되지 않는다.”면서 “언제 정상조업이 이뤄질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격포항 주변에 자리잡은 200여개의 횟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횟집주인 박병화(48·여)씨는 “어선들이 노는 바람에 상품(上品) 활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면서 “종업원 수를 15명에서 10명으로 줄였다.”며 허탈해 했다.
●7월 이후 관광객 22% 급감
부안은 관광산업의 의존도가 높다.특히 지난 2001년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관광객이 1년 만에 15%나 늘었다.하지만 언론에 비춰지는 부안의 상황이 심상치 않은 데다 ‘부안에 가면 봉변당한다.’는 근거없는 소문까지 퍼져 관광객들을 막고 있다.
부안군청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부안의 관광객 수는 15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가 늘었다.하지만 7월 이후 4개월간 관광객 수는 지난해 보다 22%가 감소한 126만명에 머물렀다.연간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던 관광수입은 아예 기대도 하지 않는다.
●“폐기장 이후 지역경제 붕괴”
주민들은 갈등국면이 지속돼 입게 될 당장의 피해보다 핵폐기장이 들어선 이후의 상황을 더 우려한다.20년째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정순(46·여)씨는 “핵폐기장이 들어서 격포와 변산,위도면의 어업과 관광업이 무너지면 부안읍의 자영업자들도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걱정은 자영업·서비스업 종사 인구가 전체 군민의 46%에 이르는 이 지역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부안수협 관계자는 “수입원이 농·어업과 관광업 밖에 없는데 이마저 핵폐기장 때문에 무너진다면 지역경제 전체가 붕괴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부안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
●높아가는 금융기관 연체율
부안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핵폐기장 문제로 거리로 나선 주민들은 5개월째 생업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큰 수입원이었던 관광객의 발길마저 줄었다.지역내 자금사정을 보여주는 금융기관의 연체율은 14%에 육박했다.수개월 안에 지역경제가 파산에 이를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1일 부안수협에 따르면 1월초 9.1%였던 연체율은 7월말 12.3%를 넘어섰고 지난달 말 현재 13.8%까지 치솟았다.실제 지역내 어업생산량을 보여주는 격포와 곰소 수협의 위탁판매량은 지난달 말까지 54억 4000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6% 수준에 불과하다.7월 중순 이후 격포항과 곰소항의 어민들이 5개월째 일손을 놓고 있는 탓이다.
격포면 어촌계의 신상규(51)씨는 “지난 5개월간 조업일수가 30일이 채 되지 않는다.”면서 “언제 정상조업이 이뤄질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격포항 주변에 자리잡은 200여개의 횟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횟집주인 박병화(48·여)씨는 “어선들이 노는 바람에 상품(上品) 활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면서 “종업원 수를 15명에서 10명으로 줄였다.”며 허탈해 했다.
●7월 이후 관광객 22% 급감
부안은 관광산업의 의존도가 높다.특히 지난 2001년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관광객이 1년 만에 15%나 늘었다.하지만 언론에 비춰지는 부안의 상황이 심상치 않은 데다 ‘부안에 가면 봉변당한다.’는 근거없는 소문까지 퍼져 관광객들을 막고 있다.
부안군청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부안의 관광객 수는 15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가 늘었다.하지만 7월 이후 4개월간 관광객 수는 지난해 보다 22%가 감소한 126만명에 머물렀다.연간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던 관광수입은 아예 기대도 하지 않는다.
●“폐기장 이후 지역경제 붕괴”
주민들은 갈등국면이 지속돼 입게 될 당장의 피해보다 핵폐기장이 들어선 이후의 상황을 더 우려한다.20년째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정순(46·여)씨는 “핵폐기장이 들어서 격포와 변산,위도면의 어업과 관광업이 무너지면 부안읍의 자영업자들도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걱정은 자영업·서비스업 종사 인구가 전체 군민의 46%에 이르는 이 지역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부안수협 관계자는 “수입원이 농·어업과 관광업 밖에 없는데 이마저 핵폐기장 때문에 무너진다면 지역경제 전체가 붕괴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부안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
2003-12-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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