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빙점

[길섶에서] 빙점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2003-11-28 00:00
수정 2003-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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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어는 온도를 빙점(點)이라고 한다.이것을 사람의 마음에 대입시키면 심오한 의미를 띤다.사람은 저마다 건드리면 아픔으로 다가오는 약점 비슷한,그러면서도 지키고 싶은 자존심 같은 것,즉 마음의 빙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소설이나 영화 제목으로,또 대화에 자주 등장하는지도 모르겠다.

수양이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에 차이가 나겠지만,빙점이 있기에 항상 말에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나에겐 아무렇지 않은,살갑게 느껴져 무심코 던진 농이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다면 안타까운 일이다.유난히 섭섭함을 느끼게 만들고,정겹던 이가 갑자기 낯설어지고,버럭 화나게 하는 것도 마음의 빙점을 자극한 탓이리라.

역지사지(易地思之).조금만 배려하면 그냥 넘어갈 일을 크게 상심하게 만드는 어리석음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오는 착각이다.저녁때 상가집에 들른 탓에 약간 취기가 오른 목소리로 아내에게 수능시험을 치른 아이 문제로 농을 던졌는데,금방 뾰로통해진다.내일 당장 친정집 나들이라도 나설 태세다.지천명(知天命)의나이인데,나도 한참 멀었다는 생각에 술이 확 깼다.

양승현 논설위원

2003-11-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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