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韓·美 군사현안 해법

[시론] 韓·美 군사현안 해법

홍현익 기자 기자
입력 2003-11-21 00:00
수정 2003-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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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과 용산기지 이전에 대한 합의가 형성되지 않아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가 개진되고 있다.

양국 정상간의 용산기지 조속 이전 합의에도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 파병 결정에 사의를 표하면서도 3000명 규모의 재건지원부대 파견 구상에 대해 평가를 유보했으며,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중요성과 대북 억지력 확보에 병력 수보다 우수한 화력이 관건임을 강조해 주한미군 감축을 시사했다.

국가간에 전략과 국익이 일치하기는 어려우므로 양국간 견해 차가 있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잘못된 합의보다는 추가 협의가 낫다.또한 견해 차가 주로 미국의 억지에 의한 것이므로 정부의 이견 유지가 돋보인다.게다가 추후 협의가 예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라크 사태가 악화하고 미국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우리의 협상력이 커질 것이므로 조만간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우리는 미국이 국제 여론의 압도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명분없는 침략을 행하여 이라크문제가 발생한 것임을 간과할 수 없다.또한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었으므로 독재에 의한 선량한 피해자들인 이라크인들이 자치를 하도록 조속히 철수하는 것이 순리이다.미국은 저항세력이 모두 테러리스트라고 단정하지만,그중 상당수는 미국의 공격에 희생된 수천의 사상자 친족과 조국의 독립을 희구하는 애국자들일 것이다.따라서 우리가 일제침략의 과거를 잊고 치안유지 명목으로 전투병을 파견한다면 충돌은 불가피하고 결국 남의 침략전쟁에서 총알받이가 되는 격이 될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파견 병력 중 희생자가 발생하면 반미시위의 발발로 한·미 관계가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더구나 미국은 대북 문제와 주한미군을 거론하기만 하면 한국정부의 양보를 얻는다는 것을 차후에도 이용하려 할 것이다.

특히 최근 부시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다자문서로 안전 보장을 검토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이게 된 것은 이라크사태의 악화로 신보수주의자들의 위상이 추락한데다 대선 승리를 위해 북핵보다는 이라크와국내 경제를 챙겨야 한다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파병으로 한·미 관계를 발전시키면 미국이 북핵이나 주한미군 문제에서 선처할 것으로 계산하는 듯하나,전투병 파병은 오히려 신보수주의자들의 재득세로 대북 강경책 재개를 유발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용산기지 이전문제도 미국이 기지내 미군 7000명 중 14%에 해당하는 1000명의 잔류 병력을 위해 81만평 부지의 30%에 해당하는 28만평을 요구하면서 그러지 않으면 연합사와 유엔사까지 이전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정부가 후자를 수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이는 소아적인 대미 의존자세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우리가 국익을 극대화하는 가운데 초강대국 미국과 중장기적인 우호관계를 수립하는 길은 원칙에 입각해 우호적인 태도로 미국을 대하는 데 있다.

평화 애호국으로서의 한국의 명예를 지키면서 이라크인들과 미국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은 이라크인들이 필요로 하는 의료 및 건설을 지원하는 것이므로 이를 관철해야 한다.

또한미국의 세계 전략상 기정사실인 미군의 일부 감축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오히려 이를 대미관계 개선과 자주국가 이미지 향상,대북 자주성 회복,동북아 다자 안보 협력 구축,그리고 조속한 자주 국방력 배양의 계기로 선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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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현 익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2003-11-2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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