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검 조건부 거부 적절치 않다

[사설] 특검 조건부 거부 적절치 않다

입력 2003-11-14 00:00
수정 200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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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에 대해 “특검은 검찰수사와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시간조절용 재의 요구 같은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노 대통령의 언급이 특검법에 대한 확실한 거부는 아닌 것 같으나 확대 해석하자면 조건부로 거부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노 대통령이 정국의 혼란을 막고 국민 여론을 고려한다면 ‘시간벌기용 특검 거부’는 적절치 않다.무엇보다 측근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법은 국회의원의 3분의2가 찬성한 만큼 입법권의 존중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또 특검법 공표나 거부 시한인 오는 25일 이후 특검이 활동을 시작하더라도 내년 3월이 되어야 끝나는데 만약 재의 요구를 한다면 내년 총선 때까지도 대치와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정치개혁 등 난제가 산적한 마당에 측근비리 문제를 길게 끌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측근비리와 관련해서는 검찰이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주변을 수사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거라는 점에서 특검이 적절하다는것이 대다수의 여론이다.노 대통령은 수사종료시까지 특검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이는 특검과 검찰이 협조해서 처리하면 될 사안이다.특검이 준비기간을 거쳐 실제 수사에 착수하려면 50여일 정도가 필요하므로 검찰은 그동안 수사결과를 정리해서 특검에 넘기면 되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검찰의 부담을 덜어주며,여론을 생각한다면 특검법 재의 요구는 적절치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노 대통령 스스로 특검 자체를 거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듯이 조건을 따지기보다는 당당하게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버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2003-11-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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