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땅에 쇼핑몰사업자는 2~3명/‘제2 굿모닝시티’우려

같은 땅에 쇼핑몰사업자는 2~3명/‘제2 굿모닝시티’우려

입력 2003-07-15 00:00
수정 2003-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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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한 곳인데 들어선다는 쇼핑몰은 2∼3개나 된다?’

‘굿모닝시티’ 상가 분양 사기사건을 계기로 ‘요지경’인 상가 분양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이 가운데 서울 동대문 일대 쇼핑몰 대부분이 사업 실체도 없이 분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토지매입이나 건축허가 등 실제 착공 근거도 없이 단순한 ‘건축계획’만으로 순진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어 ‘제2의 굿모닝시티 사태’가 우려된다.

●건축심의 끝난 곳 다른업자 또 신청

14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중구 광희동에 지하7층 지상 16층 규모로 추진중인 A쇼핑몰의 경우 B사를 시행사로 지난 6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이달 초 또다른 시공사 C사가 건축심의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B사는 이미 건축심의 신청 전에 토지매입 대상자 68%의 동의를 얻어 분양에 착수했지만 C사는 사업부지 위치를 조금 바꾼 뒤 토지 소유자 70%의 동의서를 첨부했다.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누가 땅을 매입해 쇼핑몰을 짓든 높은 가격을 주는 시행사에 땅을 팔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게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묻지마 투자땐 제2의 ‘굿모닝’꼴

중구는 이처럼 두 회사에서 같은 땅에 쇼핑몰을 짓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이중분양’이 우려된다며 두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입장을 조율할 방침이지만 이들간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 여의치 않은 상태다.

지난 2001년 2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신당동의 D쇼핑몰도 처음 E사가 이같은 사업계획으로 일간지 등에 ‘이미지 광고’를 게재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다가 실제 건축심의는 F사에서 받았고 현재 사업진행은 G사가 맡고 있지만 아직 건축허가도 받지 못하는 등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하다.특히 일부 인터넷 상가 투자 사이트에는 아직도 처음 사업을 추진했던 E사 명의의 분양광고와 G사 명의의 광고가 동시에 게재돼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중구 을지로의 H쇼핑몰도 한 때 3개사가 차례로 건축심의를 신청,모두 통과했다가 진통 끝에 결국 한 회사만 살아남았다.

●규제법규 없어 복마전 계속

이같은 일이 가능한 것은 현행 법상 상가분양을 규제할 수 있는 길이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관계기관에서는 건축심의·허가,교통영향평가 등 건축 절차만 담당할 뿐이지 분양에 대해서는 관여할 근거가 없다.

결국 누구든지 그럴듯한 건축계획서와 토지매입 대상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서만 내 건축심의를 통과하면 언제 들어설지도 모를 쇼핑몰 광고를 내 거액의 분양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는 건축심의 통과여부와 상관없이 분양이 가능하지만 심의 통과자체가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 시행사들이 심의 통과에 목을 매고 있다.

박영규 서울 중구청 건축과장은 “토지소유권을 확보한 뒤에 건축허가와 분양승인이 되도록 빨리 법 규정이 정비돼야 한다.”면서 “나아가 공동주택 등과 마찬가지로 상가에 대해서도 분양사고에 대비한 보증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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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기자 ukelvin@
2003-07-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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