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투기혐의자들 국세청추적에 초조

“나 떨고 있니”투기혐의자들 국세청추적에 초조

입력 2003-07-03 00:00
수정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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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한숨을 돌린 대신 수도권 투기혐의자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국세청이 부동산중개업소 입회조사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선 반면 수도권 아파트·택지 전매자를 중심으로 강도높은 투기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세청은 최근 토지공사나 주택업체로부터 수도권 인기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나 택지 당첨자,전매자의 명단을 넘겨받아 투기혐의자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일부 당첨자나 ‘떴다방’(이동중개업소)들은 국세청에 출두통보를 받거나 이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일부는 국세청 출두요구에 응하지 않고 잠적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회조사는 완화

2일 국세청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5·23조치’ 이후 고삐를 죄어온 국세청의 중개업소 입회조사는 6월30일 이후 크게 완화됐다.이용섭 청장은 지난 1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투기조사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입회 조사 대상 부동산중개업소의 숫자를 대폭 줄였다.일선 세무서 직원들이 아침부터 중개업소로 출근,미등기전매 조장 행위 등을 단속하는 입회 조사 대상 업소를 810개에서 613개로 축소했다.조사국 관계자는 “철수한 197곳은 주 1회 사후관리만 하고 있다.”면서 “입회조사가 8,9월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조사도 매일 하지 않고 문제지역에 대해 부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호흡 조절을 하는 이유는 두가지다.융단폭격식 단속으로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한풀 꺾이는 효과를 얻은 것이 외형적 이유다.그러나 이면에는 투기조사를 너무 세게 했다가 버블(거품)이 꺼지면 경기침체에 찬물을 끼얹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깔려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관계자는 “최근들어 상시 입회조사가 부정기 조사로 바뀐 것 같다.”면서 “조사방법도 투기혐의가 있는 지역 위주로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매자들 떨고 있네

이와 달리 실제 투기혐의자에 대한 조사강도는 더욱 세졌다.국세청은 최근 경기 남양주 평내 등택지지구에서 추첨을 통해 분양된 단독택지의 당첨자 명단을 토지공사로부터 건네받아 전매자를 중심으로 투기여부를 조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토지공사 뿐 아니라 건설업체로부터 당첨자 및 전매자 명단도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실제로 국세청은 지난해 분양된 현대죽전3차 당첨자 명단을 넘겨받아 세금 탈루혐의를 조사중이다.

이같은 조사가 모든 분양권 전매자에게 확대될 경우 양도세 대란도 예상된다. 한 아파트 분양권 전매자는 “한 때는 양도세 부분을 국세청이 알면서도 모른척하더니 이제는 단속을 한다” 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등을 주택업체로부터 건네받아 프리미엄을 받고 되판 ‘떴다방’도 조사를 받고 있다.특히 전매가 금지된 민간 임대 아파트를 당첨자로부터 확보,이를 거래한 ‘떴다방’들이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현행법상 임대아파트의 전매행위는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이다.

오승호 김성곤기자 sunggone@
2003-07-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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