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없으면 어쩌지?

캐디없으면 어쩌지?

입력 2003-06-19 00:00
수정 200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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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 라인을 읽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정확한 조언을 해줘야 확신을 갖고 경기를 할 수 있다.”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올시즌 미프로골프(PGA) 두번째 메이저인 US오픈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둔 지난 9일 새 캐디를 영입하면서 되뇌인 말이다.

최경주가 새로 영입한 캐디는 크리스 페리의 전담캐디였던 칼 하트.10년 동안 페리와 호흡을 맞춰 PGA 투어 대회 1승(98년 BC오픈),2부투어 1승(94년 유타클래식) 등을 이끌어낸 베테랑이다.

어쨌든 최경주의 이 말은 점점 그 중요성이 커지는 캐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과연 캐디는 골퍼에게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까.또 캐디가 골퍼를 위해 하는 일은 무엇일까.세계적인 골퍼처럼 세계적인 캐디도 있을까.캐디에 관한 궁금증은 끝이 없다.

지난 2001년 7월 브리티시오픈 때의 일.영국 리덤 세인트앤즈의 로열 리덤&세인트앤즈골프장에서 시즌 세 번째 메이저로 열린 이 대회에서 영국의 이언 우스남은 마지막 라운드를 공동선두로 나서 정상 정복의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경기 도중 그의얼굴색을 하얗게 변하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졌다.그의 캐디 마일스 바이른이 가지고 나온 클럽이 규정보다 1개 많은 15개인 것이 적발돼 규칙에 따라 2벌타를 부과받은 것.

결국 그는 우승을 차지한 데이비드 듀발에 3타차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중간에 벌타만 받지 않고,맨털에 지장만 주지 않았다면 듀발 대신 우스남의 이름이 챔피언 명단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그 대회 이후 우스남과 캐디와의 관계는 어떻게 됐을까.놀랍게도 우스남은 캐디 바이른을 당장 해고하지 않았다.“나는 그 일을 잊었고,공동 3위에 올랐다.”며 관용을 베푼 것.

하지만 그는 결국 10여일 뒤 바이른을 해고하고 만다.스웨덴 로데코핑게에서 열린 유럽피언투어 스칸디나비언 마스터스 마지막 4라운드 날 늦잠을 자느라 아예 경기장에 나오지도 않은 캐디를 더 두고 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우스남의 예는 두 가지를 일깨워준다.하나는 캐디의 역할이 골퍼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이고,다른 하나는 그렇기 때문에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경주도 캐디 때문에 애를 많이먹었다.그에게는 언어소통의 문제마저 겹쳐 캐디의 비중이 다른 골퍼보다 더 컸다.지난해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7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 그는 연말 잠시 귀국했을 당시 “캐디하고 손발만 제대로 맞추면 지금까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개인 코치인 필 리츤도 자신이 직접 내 캐디를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평균 2타는 줄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캐디는 골퍼에게 어떤 존재이기에 2타씩이나 줄여줄 수 있을까.

캐디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정확한 거리 계산과 퍼팅 라인 읽기.이를 통해 캐디는 골퍼의 그린 적중률과 퍼팅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줘 전체 스코어를 줄여줘야 한다.

최경주는 새 캐디 하트에 대해 “지금까지 겪어본 캐디 가운데 가장 실력이 뛰어난 것 같다.”며 “특히 아이언샷 비거리가 나와 거의 같아 클럽 선택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캐디들 얼마나 벌까

세계적으로 유명세를타는 캐디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캐디는 역시 ‘황제’ 타이거 우즈를 지난 99년부터 보조해온 뉴질랜드 출신의 스티브 윌리엄스.그는 이미 연간 수입만 100만달러에 달해 ‘백만장자’ 반열에 들었다.

캐디들의 수입은 대회마다 지급되는 1000달러 정도의 기본급에 성적에 따른 보너스가 일반적이다.보너스는 통상 우승 땐 상금의 10%,‘톱 10’의 경우 8%,이밖에는 6% 정도가 주어진다.이같은 기준으로 볼 때 윌리엄스가 우즈로부터 받은 돈은 지난해 약 9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우즈가 무려 6승을 거둔 데다 급격히 증가한 투어 상금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뿐만 아니다.윌리엄스는 최근 우즈와는 별도로 자동차 관련 업체인 발보린과 스폰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고향인 뉴질랜드에서 틈만 나면 자동차 경주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윌리엄스는 골프대회에 나갈 때마다 발보린의 로고를 티셔츠에 부착하는 조건으로 최근 스폰서 계약을 한 것.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시즌에 수십만달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스에는 못 미치지만 세계 랭킹 3위 필 미켈슨의 캐디 짐 매키도 2001년에만 약 42만달러를 챙겼고,랭킹 2위 어니 엘스(남아공)의 캐디 닐 월리스는 같은 해 약 28만달러를 벌어 부자 캐디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프로골퍼를 하다가 캐디로 전향하기도 한다.예스퍼 파네빅(스웨덴)의 캐디 랜스 텐브로익이 대표적이다.투어에서 활약할 당시인 지난 1989년 14만 6000달러의 상금이 최고였던 그는 지난해 23만 5000달러의 수입을 올렸다.어지간한 투어 프로보다는 톱클래스 선수의 캐디가 더 나은 셈이다.

곽영완기자
2003-06-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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