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 터질듯 말듯 / 삼성경제硏 ‘일본식 파열’ 경고

부동산 거품 터질듯 말듯 / 삼성경제硏 ‘일본식 파열’ 경고

입력 2003-05-26 00:00
수정 2003-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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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부동산대출이 지난 3년여 동안 2.4배나 급증하면서 ‘부동산 버블(거품)’ 붕괴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이 기간동안 부동산가격이 30%가 뛴 데는 대출에 의한 부동산투자가 주요 요인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거품이 갑자기 꺼질 경우,수많은 사람이 부동산 자산으로 은행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금융기관 부실이 늘어나는 등 국내 금융시스템 전반이 흔들리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삼성경제연구소도 부동산 버블 붕괴로 10년 넘게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3년새 2.4배 급등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9년부터 올 1·4분기까지 부동산가격지수(95년 가격수준을 100으로 놓고 산출)는 93.8에서 121.9로 30%(연 7.8%)가 뛰었다.이 기간동안 국내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133조 8000억원에서 271조 5000억원으로 102.9%(연 24.6%)가 늘었다.

집과 토지를 담보로 한 부동산담보대출 자금은 다른 용도로 쓴 경우도 있지만 상당액은 신규 매입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대출금의 상당액이 부동산 투자에 흘러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부동산 관련대출 잔액은 99년 말 62조 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6조 9000억원으로 38.6%(24조 2000억원) 느는 데 그친 반면,가계의 부동산대출은 36조 2000억원에서 121조 5000억원으로 240%(85조 3000억원)나 폭증했다.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총 대출금이 250억 2000억원에서 457조 3000억원으로 82.8% 늘어난 데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올들어서도 15.5조원 증가

이런 추세는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부동산투기 및 가계대출 억제대책이 시행된 이후에도 계속돼 올들어 1분기에만 15조 5000억원(지난해 말 256조원→1분기 말 271조 5000억원)이 늘었다.부동산담보대출은 210조 3000억원에서 223조 9000억원으로 13조 6000억원,주택자금대출은 44조 9000억원에서 46조 8000억원으로 1조 9000억원이 각각 늘었다.

●삼성硏,“일본식 부동산버블 우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일본 버블경제의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부동산가격 급등이 80년대말 일본의 거품(버블) 팽창기와 비슷하다.”며 “향후 버블이 파열될 경우,우리 경제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연구소는 현재의 부동산가격 급등현상이 ▲수도권 핵심부에서 출발해 점차 확산되고 ▲초(超)저금리로 인한 과도한 시중 유동성과 ▲금융기관의 공격적 부동산 관련 대출 확대가 원인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버블 팽창기와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더욱 심화될 가능성

연구소는 “정책금리 인하로 시중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2001년 말 257조원이던 단기부동자금이 올 4월 말 현재 387조원까지 늘어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언제든지 추가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서울시내 아파트 99만 7335가구의 3월 중순 현재 시가총액 298조 6248억원을 기준으로 주택가격의 60%까지 담보대출을 받는 경우를 상정하면 이론상으로 주택시장 추가투입 가능 자금이 968조원에 이른다고 계산했다.

최희갑 수석연구원은 “기업불신 풍조와 금융경색,SK글로벌 사태 이후 경영권 위협 증대 등으로 부동산 이외의 투자처가 크게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점진적 금리인상을 통해 부동자금을 흡수하는 한편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억제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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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승 김태균기자 ksp@
2003-05-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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