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vs 거지 / 올 여름 패션가 양극화

공주 vs 거지 / 올 여름 패션가 양극화

입력 2003-05-09 00:00
수정 2003-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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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스러움을 한껏 내세운 공주’ VS ‘터프함을 자랑하는 젠더리스(genderless)’ 요즘 패션가에는 대조적인 두가지 패션이 공존하고 있다.하나는 여성스러움이 극에 달한 공주 패션이고 또 하나는 너덜너덜한,여성스러움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누더기 패션’,‘젠더리스룩’이다.가격대가 높은 백화점에서도,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대형쇼핑몰에서도 이 두 가지 패션경향이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다.

●내 패션이 부럽냐

백제공주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TV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공주 패션에 대한 선호도가 한층 높아졌다.대표적인 공주 패션 브랜드는 레니본·로질리·사틴·올리브데올리브 등.대부분이 여성스러움을 한껏 강조한 디자인들이다.상의,하의 할 것 없이 가능한 곳에는 주름을 잡거나 레이스를 달아 사랑스러운 모습을 강조했다.어깨선에 주름을 잡은 퍼프 소매에,가슴선에 리본,주름장식 등을 달면 발랄하면서 귀엽게 보인다.또 가슴이 빈약한 여성은 볼륨감을 살려준다.색상은 분홍이 주류.여기에 연두,연한 파랑 등 화려하면서도우아한 색상들이다.명동 밀리오레에서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한경민(26·여·1층 52호)씨는 “직장 여성들은 지루한 정장 안에 화려한 공주풍 민소매 셔츠를 입어 세련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말했다.롯데백화점 숙녀캐주얼 정원호 과장은 “프릴·레이스로 한껏 치장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와 촌스럽지 않은 색상으로 가치를 아는 ‘귀족패션’이 일부 브랜드에서는 주요 컨셉트가 되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는 색의 조화나 디자인으로 마니아들에게만 사랑받던 것이 일반인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름하다고? 자연스러운거지

혹자는 공주 패션은 ‘여성=공주=보호받아야 할 존재’의 등식을 성립시키는 여성 상품화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말한다.이를 깨부수기 위한 ‘안티 공주 패션’이 일종의 ‘누더기 패션’,‘젠더리스룩’으로 나타나고 있다.경기가 급속히 나빠진 90년대 후반에 유행하기 시작한 ‘빈티지룩’(낡거나 닳은 느낌의 옷차림)이 이런 패션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목선이나 어깨선,소매단,밑단등을 제대로 마감처리를 하지 않고 너덜너덜하게 한 티셔츠가 단연 선두주자.중장년층이라면 “빨리 꿰매 입어라.”고 할 정도로 허름하기 그지없는 이같은 스타일은 웬만한 영캐주얼 브랜드의 기본 컨셉트이다. 물이 빠지고 허벅지·무릎 등을 찢거나 밑단을 풀어놓은 데님바지나 데님치마,데님자켓도 인기다.또 세탁기에서 막 나온 듯 군데군데 구겨진 셔츠도 ‘누더기 패션’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멋스러운 아이템으로 통한다.



최여경기자 kid@
2003-05-0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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