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기업 윤리도 경쟁력이다

[CEO 칼럼]기업 윤리도 경쟁력이다

소진관 기자 기자
입력 2003-05-05 00:00
수정 2003-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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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경영전문 월간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중 60%가 윤리강령을 제정해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윤리강령은 없지만 사규에 따라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은 11.3%에 달했으며,8.8%의 기업이 올 하반기나 내년 중 윤리강령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국내 100대 기업 중 윤리경영을 실천하거나 필요성을 절감하는 기업이 80%를 넘는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기업도 기업 경영에 있어 투명성과 도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설문조사 대상 기업 중 49.4%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응’(31.0%)하거나 ‘국내외 경쟁력 강화’(18.4%)를 위해 윤리강령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제품의 생산과 판매뿐만 아니라 시장의 신뢰와 고객의 믿음을 얻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미국정부의 에너지산업 규제완화를 틈타 급부상한 에너지 관련 회사 엔론은 창업 15년만인 지난 2000년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재계 서열 7위를 기록할 만큼 급성장했다.

이 회사는 자산규모가 330억달러에 달하고 30여개 나라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종업원수가 1만 8000명에 이르던 거대기업이었다.

그러나 엔론은 2001년 12월4일 공식적으로 파산을 선언하며 해체됐다.이익 부풀리기를 통한 분식회계와 이를 숨기기 위한 정·관계 로비,임원들의 지속적인 부정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리면서 끝없이 떨어지는 주가와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체적 모럴 해저드에 기인한 엔론의 파산은 미국 정·재계에 커다란 충격을 줬으며 의회청문회가 열리면서 국가적인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국내 한 기업연구소는 엔론사태를 가리켜 “경영실패뿐만 아니라 정경유착,감독기능 마비,도덕적 해이 등 미국 경영시스템 전반의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규정했다.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엔론 사태가 9·11 테러공격보다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해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예가 없는 것은 아니다.심심찮게 언론을 통해 불거지는 국내 기업의분식회계 및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유착과 로비 스캔들은 기업의 사활을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쌍용자동차도 올해초에 윤리규범을 제정하고 윤리경영을 선포했다.이어 지난 4월15일에는 ‘윤리경영 실천 프로그램’을 마련해 결의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홈페이지에 사이버 감사실을 오픈하고 윤리경영을 추진할 전담팀을 구성해 윤리경영 체제를 갖췄다.이는 공정한 경쟁과 거래,고객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임직원은 물론,회사의 이해 당사자들이 올바른 가치 판단과 행동을 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업에 윤리경영이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국내외 경쟁력 강화,기업의 사회적 책임완수,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신뢰 차원에서 당연한 경영원칙인 것이다.이제 21세기 기업 경쟁력의 화두는 ‘윤리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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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진 관 쌍용자동차 사장
2003-05-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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