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천국 서울을 걷고 싶은 푸른 도시로/ 그린트러스트 준비위원장 김형진 변호사

자동차 천국 서울을 걷고 싶은 푸른 도시로/ 그린트러스트 준비위원장 김형진 변호사

입력 2003-04-08 00:00
수정 2003-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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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녹지환경은 1인당 공원면적이 1평을 조금 웃돌(4.53㎡) 정도로 열악하다.시민들은 누구나 녹지확충이 가장 시급한 시정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하지만 아직도 녹지와 개발이익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개발이익 쪽으로 손을 들기 십상이다.정부도 마찬가지다.

서울 시민 1명당 녹지 1평을 사거나 기부해 2050년까지 서울시내에 녹지 1000만평을 확보한다는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추진중인 ‘(사)서울 그린트러스트(sgt.or.kr)’ 준비위원장 김형진(43·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5년째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을 맡는 등 환경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변호사다.

김 변호사의 ‘환경 사랑’은 기업 인수합병(M&A) 등 전문변호사로 활동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시작됐다.국제환경법 전문가인 지도교수 리처드 스튜어트 교수 밑에서 기후변화협약,국가간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 등 국제환경문제에 눈을 뜬 것.96년 귀국한 뒤 상아탑에서의 환경공부보다 ‘필드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각종 환경단체에 가입했다.서울그린트러스트 발족을 주도한 ‘생명의 숲 국민운동’의 지도위원으로 활동한 인연으로 준비위원장까지 맡게 됐다.

1인당 공원면적이 서울의 3배가 넘는(14.12㎡) 뉴욕에서 2년여간 살면서 거의 매일 1시간 이상씩 걷기를 즐겼다는 그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걷는 법’을 잊어버렸다.자동차를 위한 도시인 서울에서 걸어서 어디를 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다.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강남구 압구정동 집에서 역삼동까지 가끔 걸어서 출퇴근하다보니 이곳 저곳 녹지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고 한다.

그린트러스트운동은 자동차 소통을 중심으로 기능적으로 설계된 서울의 구석구석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변호사로서의 그의 역할은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신탁(Trust)’개념과 파트너십 관계를 제대로 설정해주는 것이다.

서울그린트러스트 운동의 첫 사업인 ‘뚝섬 숲 조성사업’만 해도 그린트러스트와 서울시가 파트너십을 맺어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게 되지만,언제라도 시의 정책이 바뀌면 뚝섬 숲에 다른 용도의 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

김 변호사는 “내셔널 트러스트를 통해 국토의 1.5%,해안지역의 17%를 매입한 영국의 경우 신탁된 부지는 도로편입 등 국가의 ‘수용용지’로도 이용될 수 없다.”면서 “국내에서도 신탁된 부지에 대한 사용권·지상권이 영구보장돼 시장 개인의 의지보다는 법과 제도로 움직이는 운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트러스트 운동은 지금까지 환경정책의 객체로 머물렀던 시민의 기부와 동참이 성공의 관건.6개 환경단체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변호사 수입의 10%를 각종 기부금으로 내고 있는 김 변호사 같은 ‘참여의식’이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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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기자 ukelvin@
2003-04-0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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