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게임 속으로...헤즈볼라, 지하드 다룬 게임 ‘특수군’ 배포

이라크 전쟁 게임 속으로...헤즈볼라, 지하드 다룬 게임 ‘특수군’ 배포

입력 2003-03-29 00:00
수정 2003-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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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이 확산되면서 게임계도 난리통이다.이미 출시된 전쟁 관련 게임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이런저런 전쟁 게임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특히 ‘커맨드 앤 컨커:제너럴’(Command & Conquer:General,이하 C&C) 처럼 이라크전의 양상과 닮은 게임들이 인기를 끌자,게이머들은 아예 기존 게임을 개조해 이라크전을 흉내내는 프로그램이나 관련 파일을 앞다퉈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온라인 게임업체들도 전쟁에 반대하거나 전쟁 열기에 편승한 다양한 이벤트들을 내놓고 있다.

●전쟁 게임 판매량 급증

게임전문 조사기관 NPD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게임 업체들은 3월 들어서만 전쟁 관련 게임을 10여개 내놓았다.이 중 3게임이 최근 2주간 판매량 10위권에 들었다.여론을 의식해 이라크전을 직접 소재로 삼기보다는 주로 걸프전이나 베트남전,소말리아 전쟁 등 과거의 전쟁을 배경으로 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91년의 걸프전을 배경으로 테이크투 인터렉티브가 만든 게임 ‘사막의 폭풍(Conflict:Desert Storm)'.이라크전 발발후 PC용,게임기용 모두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테이크투 인터렉티브는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베트콩(Vietcong)’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의 게임에 반발해 이라크쪽 시각을 담은 게임도 눈길을 끌고 있다.레바논의 게릴라 그룹 헤즈볼라가 최근 만들어 배포한 게임 ‘특수군(Special Force)’은 시온주의자들을 상대로 ‘지하드(성전)’를 벌인다.헤즈볼라는 “서방에서 만들어진 게임들은 대부분 ‘착한 미국’이 ‘나쁜 이슬람’과 싸우고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면서 “일방적인 미국 중심주의에 대항해 만들었다.”고 밝혔다.한편 미국의 플라스틱스 리얼리티는 6·25전쟁을 배경으로 유엔군이 북한군과 싸우는 ‘코리아:포가튼 컨플릭트(Korea:Forgotten Conflict)’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이라크전 변형 ‘모드' 속속 등장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위자드소프트는 테러리스트 진압을 소재로 한 1인칭 슈팅게임 ‘레인보우식스3-레이븐쉴드’를 20일 출시했고,동서게임채널은 미군 특수부대의 활약상을 담은 밀리터리 3D액션 게임 ‘델타포스:블랙 호크 다운’을새달 중순 발매하는 등 ‘특수’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EA코리아가 2월 중순 출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C&C.게임쇼핑몰 ‘게임DC’에 따르면 판매량이 급속히 상승해 이번주엔 지난주보다 두 계단 오른 5위를 기록했다.EA코리아는 C&C를 소재로 한 대규모 게임 대회도 곧 개최할 예정이다.

게이머들이 이라크전을 소재로 한 ‘모드’(Modification,변형)를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이는 작게는 ‘누드 패치’처럼 게임 내 캐릭터들을 알몸으로 만들거나,크게는 특수무기나 캐릭터·스테이지를 추가하는 등 게임의 외형을 상당부분 임의로 변형시키는 프로그램들을 총칭한다.아마추어가 취미로 만들거나 개발사가 서비스 차원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시된지 오래된 게임들에서 주로 나온다.최근 이라크전 관련 ‘모드’들이 나오는 게임들의 공통점은 1인칭 액션 게임.‘맥스 페인’이나 ‘퀘이크3’등에 인터넷에 도는 ‘후세인-부시 스킨’ 등을 설치하면,후세인을 암살할 수도 있고,반대로 게이머가 후세인이되어서 부시와 맞대결할 수도 있다.

●온라인선 대규모 클랜전 늘어

3D 온라인 게임 ‘세피로스’의 6개 클랜은 이라크전에 맞춰 최근 대규모 전쟁을 벌이고 있다.세피로스 관계자는 “일부 게이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접속자 수가 평소의 3배는 늘었다.”고 전했다.

온라인 게임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이나 ‘다크에덴’도 마찬가지.게임내 공성전,길드전에 참여하는 게이머 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반전 아이템·이벤트도 봇물

무협 온라인게임 ‘천상비’는 지난 24일 몬스터로 분한 미군 병사와 장갑차를 사냥하는 반전(?) 이벤트를 벌였다. 사이버 미팅 게임 ‘캔디바’를 서비스하는 ‘써니와이엔케이’도 최근 ‘평화를 위한 작은 한걸음’ 캠페인을 시작했다.게임 내에서 ‘평화의 날개’ 등 아바타를 장식하는 반전 아이템을 무료배포,이용자들에게 반전 시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아동과 여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게임 ‘비엔비’에서도 ‘전쟁이 싫어요’‘반전 시위 세트’ 등 반전 관련 아이템들이 인기를 모으고있어,‘전쟁’은 당분간 이용자의 성별·연령층과 게임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한동안 게임계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
2003-03-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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